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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적의 화장법

by mariannne 2002. 3. 7.

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저 | 문학세계사)

"현재 프랑스에서는 아멜리 노통 열풍!"이라는 얘기를 듣고, 프랑소와즈 사강을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이 들었다. 젊은 여성, 베스트셀러, 그리고 소설의 두께만큼이나 가볍고 즐거운 작품. 하지만 어느정도 잘못된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것. 철학을 전공한 작가의 이력 때문일까. 현상보다는 인물의 내면에 집중한 흔적이 역력하다.
아멜리 노통의 소설은 이게 처음이다. 현재 번역 된 작품이 4개밖에 되지 않는다니, 원서라도 사서 읽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1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이면서도 그 이상의 무게가 있다는 것도 플러스 점수를 주고 싶다.
비행기 이륙이 늦어져 책이나 읽으며 조용히 시간을 때우려던 제롬 앙귀스트 앞에 나타난 성가신 남자는 텍스토르 텍셀. 제롬은 그가 귀찮아 죽겠지만 집요한 집적거림에 결국 대화에 말려들게 된다. 다른 분들이 이미 말하셨듯이 줄거리를 모르고 읽는 게 좋다. 단숨에 읽어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순간 순간 만나게 되는 의외의 장면들을 즐길 것!

책 속 구절 :
"맞아요, 인생이란 원래 그 자체를 정신나간 짓으로 만들어버리는 이런저런 불쾌한 일들로 가득한 법이지요. 무슨 형이상학적인 문제들보다 오히려 하찮은 난관들이 존재의 부조리를 훨씬 더 불거져 보이게 만드는 겁니다." "이보시오 선생, 당신의 그 서푼짜리 철학일랑은 제발......" "잠깐, 우리 서로 지킬 건 지킵시다." "지킬 걸 안 지킨 건 바로 당신이오, 당신!" "텍셀. 텍스토르 텍셀이오." "그건 또 무슨 소리요?" '누구인지 이름이나 알고 대화를 나누는 게 더 낫지 않겠소?" "분명 당신하고 대화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을텐데." "왜 그렇게 발끈하십니까, 제롬 앙귀스트 씨?" "아니, 어떻게 내 이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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