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소설

암스테르담

by mariannne 2009. 5. 23.


암스테르담 | 원제 Amsterdam (1998)
이언 매큐언 지음 | Media2.0(미디어 2.0)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 그들이 암스테르담에 간 까닭은?" - 뒷 표지에 적힌 이 문구를 본 후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면, '몰리가 찍은 외무장관 가머니의 은밀한 사진'이 설마 그 사진일 줄 상상이나 했을까. 자칫 어색해질 수 있는 소재에 이 정도의 무게를 담은 작가의 힘이 놀랍다. 마약, 매춘, 안락사가 허용된다는 암스테르담에 간 두 남자와 그들을 추스릴 또 다른 두 남자 이야기가 결국 조지의 '미소'와 '달뜬 마음'으로 끝을 맺게 되다니.

책 속 구절 :
"신문 봤지?" 버넌이 말했다.
"죽여주던데요."
오늘 일반 신문과 타블로이드판을 포함한 모든 신문이 관련 기사를 싣지 않을 수 없었다. 캡션이며 급조해낸 기사에서 망설임과 시샘이 묻어났다. '인디펜던트'는 서로 다른 10개국의 사생활보호법에 관한 싱거운 기사를 실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에서는 한 심리학자가 크로스 드레싱에 관한 겉만 번들번들한 이론을 실었고, '가디언'은 두 페이지에 걸쳐 칵테일 드레스를 입은 J. 에드거 후버의 사진을 중심으로 공개적인 복장 도착 행위를 비웃으며 교조적 입장을 취했다. 그 가운데 어떤 신문도 '더 저지'를 언급하지 않았다. '미러'와 '선'은 월트셔의 농장에 가 있는 가머니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두 신문 모두 외무장관과 그의 아들이 헛간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는 모습을 롱 렌즈로 잡은 초점 흐릿한 사진을 실었다. 뒤로는 거대한 헛간 문이 입을 쩍 벌리고 있고 빛이 가머니의 어깨로만 떨어져 팔이 어둠 속에 감춰진 그 사진은 기억 속으로 퇴장하게 될 한 남자의 모습을 암시했다. (p.129~130)

'[리뷰]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발 조용히 좀 해요  (2) 2009.06.16
외딴방  (0) 2009.06.07
한밤중에 행진  (0) 2009.05.18
혀 - 주이란 소설  (0) 2009.05.10
혀 - 조경란 소설  (0) 2009.05.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