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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내가 사랑한 뉴욕, 나를 사랑한 뉴욕

by mariannne 2009. 1. 25.


내가 사랑한 뉴욕, 나를 사랑한 뉴욕 - 어느 장기여행자의 마이너리티 뉴욕론
(김정은 지음 | 예담)


요즘 대형 서점에는 여행 정보 책이 흘러 넘쳐 어떤 것을 골라야 할 지 난감할 정도다. 없는 것 보다 넘치는 게 낫다고 해야 할까. 소설가나 잡지 에디터, 아니면 이십대에서 삼십대 중반쯤의, 직장을 때려치운 젊은 여행자들이 쓴 책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도시는 단연 동경과 뉴욕이다. 한 권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어쩌다 집어 든 책이 전직 월간지 기자의 뉴욕 장기 체류기인 이 책. 결과적으로는, 잘 골랐다 싶은데, 몇 달 짜리 단기 여행자도 아닌, 뉴욕에 터를 잡고 사는 생활인이나 유학생도 아닌, 일 년 남짓 특별한 목적없이 뉴욕에서 거주한 장기 여행자의 글이라 나름대로의 여유가 있어 좋다. 뉴욕의 번잡함이나 캐리 브레드쇼가 전하는 화려함 대신 뒷골목의 카페, 음식점, 갤러리, 작은 숍들, 그리고 넓은 거실을 분리해 만든 작은 방(저자의 거주지)과 도서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이 모인 커뮤니티, 그린 마켓, 서점과 맛집 순례 등의 소소한 재미 거리를 찾는 여행자의 시선이 따뜻하고 정감있다. 뉴욕이 그런 곳일까. 적어도 이 책을 통해서 본 뉴욕은 그렇게 즐겁고 기분 좋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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