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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청담동 여자들

by mariannne 2008. 8. 31.

청담동 여자들 - 패션 칼럼니스트 심우찬이 청담동을 훔쳐보다
 
심우찬 (지은이) | 시공사

"파리 여자, 서울 여자"의 저자 심우찬의 신작 에세이. 파리와 서울을 오가는 보헤미안 생활을 하며 수 년 만에 써냈다는 책이다. 한국 여성들을 편애하는 한 패셔니스타의 시선은 '청담동 여자들'로 시작하여 결국 또 '한국 대부분의 여자들'로 옮겨진다.

저자의 주위에는 '섹스 앤 더 시티' 주인공같은 청담동 골드미스 투성이로, 화려하기 짝이 없는 그녀들에게 청진기를 들이대면 외로움과 억척스러움이 발견된다. 그는 '청담동 여자들'을 다섯 가지로 분류했는데, 청담동에서 생활하는 '청담동 사모님들', 청담동에 살지 않지만 직장, 미용실, 카페, 셀렉트 숍을 방문하기 위해 청담동에 나오는 '청담 귀족녀들', 10여 년전 파워가 대단헀던 '페라가모 헤어밴드 걸들', 그리고 '연예인과 프로펠러들', 마지막으로 '관찰자들'이 그것이다. 청담동 트렌드와 청담동 정신(이런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 게다가 여성과 남성의 성향까지 모두! - 저자에게 청담동은 '대한민국 특구'라기 보다는 일상에서 발견하는 다정함과 새로움이다. 청담동 H 카페 할머니, 청담동 지훈 엄마, 명품 브랜드의 PR 매니저, 청담동 나비부인같은 여성들에게서 발견되는 '청담동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자랑거리'라는 '여자들'에 대한 그의 진단이 더욱 즐겁다. 이 책 보다 "파리 여자, 서울여자"를 더 추천하지만.

책 속 구절 ;
세상에 완벽한 삶이란 없다. 행복과 불행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보는 시각에 따라 작은 차이가 때로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대한민국 여자들의 부러움을 뒤로하고 나의 질문에 마치 합창이라도 하듯 동시에,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던 골드미스들은 결국 누구의 여자나 아내로 살길 부정하고 자아를 찾아 스스로 선택한 삶을 외로움과 맞바꾸엇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자신의 삶을 최대한 확장해 살고 있으며 결혼이라든가 출산, 육아, 내조 등 한국 여자들이 극복해야 할 사회적 통념에서 해방되어 살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화학 교사이며 노모를 모시고 두 명의 대학 다니는 동생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올드미스라 불리는) 정희씨는 이야기한다. "왜 난들 '골드미스'가 되고 싶지 않겠어요? 그런데 세상에 뜻처럼 되는 건 아니더군요. [...] 직업적인 매너리즘도 심각하고 매일 아침이면 느는 것은 카드빚과 주름뿐인데 주변에서 '골드미스들의 싱글 라이프'가 지상 최대의 화려한 생활인 것처럼 호들갑 떠는 사람들을 보면 내 자신이 더 처량해지곤 해요. [...]
내가 진정 바라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것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그것이 가장 값진 삶이 아닐까? 하지만 그녀들의 자기애와 열정만은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p.9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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