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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품위 있게 사는 법

by mariannne 2008. 6. 3.

품위 있게 사는 법 (김지수 | 팜파스)

'스타일리시'하고 '뷰티풀'하게 산다는 것

보그코리아 피쳐 디렉터 김지수의 에세이. '품위 있게 사는 법'은 물론, '보그'라는 잡지의 기자답게 '스타일리시'하고 '뷰티풀'한 라이프가 뭔지, 그리고 이 책의 소제목들처럼 '자신을 사랑하며 산다는 것'이나 '사색하며 산다는 것' 또는 '유혹하며 산다는 것'이나 '도시인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그녀 특유의 매끈한 문체로 써 내려간 책이다. 누군가는 그녀의 글을 두고 '정신분석을 기저에 둔 인물 소설 형식의 인터뷰와 소재의 제한을 두지 않는 방사형의 칼럼'으로 '잡지가 나아갈 수 있는 형식과 문체의 한계를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했는데, 역시 그녀의 글에서는 '평범한 보그 독자들'을 가르치려 드는 오만함이 느껴진다. 편집장으로부터 '그녀 같은 지적이고 광범위한 문장가는 일찍이 본 적이 없다'는 찬사를 받긴 했지만, 왠지 '보그' 안에서 매끄러운 지면 위에 근사한 비쥬얼 컷과 함께 실려 있을 때 더 빛이 났던 것 같다. 그렇더라도, 책으로 묶여진 그 노련한 필치의 칼럼을 읽고 있자면 그 재능이 부러운 건 잡지를 읽을 때와 다름 없지만.

책 속 구절 :
한 술자리에서 50대의 사진작가는 '품위 있게 나이 드는 원칙'에 대해 말했다.
"이런 자리에서 나이 든 사람이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3가지 'up'이 중요해요. 첫째, 'Dress up', 둘째, 'Pay up', 셋째, 'Shut up!' 근사하게 차려입고,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하는 거지. 입을 열고 싶다면 훈게나 연설 대신 'Cheer up'으로 분위기를 명랑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고."
시중에 'Seven up'으로 유통되는 품위 유지 수칙에는 'Clean up, Show up, Give up'이 더 있다. (p.85)

[...] 때때로 조선시대 선비 이덕무의 "사소절"이 그리워진다. 고상함과 비속함, 빈한한 현실과 높은 이상, 체면과 실리 사이에서 '품위를 잃지 않는 법'을 자세하게 설명했던 글이다.
말을 할 때는 몸을 흔들지 말고 물건을 만지작거리지 말라. 남의 집에서는 요강을 사용하지 말라. 남녀 관계를 정리할 때는 단호하게 하라. 과거 시험(지금의 대학 입시 또는 고시)을 보는 사람을 들뜨게 하거나 겁주지 말라. 관직을 받은 사람을 축하할 때(지금의 입사나 승진을 축하할 때) 월급을 물어보지 말라. 관대함과 게으름, 강직함과 과격함, 좀스러움과 치밀함, 줏대 없이 뒤섞이는 것과 화합하는 것을 구별하라 등등.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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