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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골짜기의 백합

by mariannne 2001. 9. 21.

골짜기의 백합
(발자크 저)

하는 일마다 오해받기 일쑤이며 기대하는 것마다 무너져버려 어린시절부터 혼자의 세계에 빠져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펠릭스. 어린시절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항상 우울했고, 자신의 세계속에서만 살아 조숙해버린 펠릭스는 성인이 되서도 키가 작고 여위고 창백한 외모를 가진다. 서재에 파묻혀 많은 책을 읽으면서 젊은 시절을 보내는 중에 앙굴렘 공의 뚜레느 방문 환영식에서 운명과도 같은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 여인은 모르소프 부인. 그녀는 펠릭스를 아들처럼 생각한다. 발자크는 '고리오 영감'을 부성애의 화신으로 표현했고, 이 소설에서는 모성애의 화신으로 '모르소프 부인'을 등장시킨다.
모르소프 부인의 사랑은 남편과 두 자식, 그리고 펠릭스에게까지 미치는데 그것은 연인으로서가 아니라 어머니로서의 사랑. 그녀는 펠릭스에게 '어느 골짜기에 당신을 위해 한 사람의 어머니가 살아 있는데, 그 사람의 마음은 당신이 그것을 채워 준 감정에 의해 깊이 패어, 당신이 그 밑바닥을 볼 수 없을 지경이라고, 그 넓이를 당신이 결코 알 수 없을 것 같은 애정을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한다.

부인의 도움으로 펠릭스는 국왕으로부터 젊고 유능한 인물로 칭찬을 받으며 출세의 길을 달리지만, 그것때문에 부인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가져다 준다. 사교계에 진출한 펠릭스가 육체의 표상인 영국여인 아라벨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기 때문. 펠릭스에게 모르소프 부인이 정신적인 지주였던 것 처럼 부인에게도 펠릭스가 그런 존재였는데, 그런 그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준다는 것을 알고 서서히 고통으로 죽어가는 것이다....

발자크의 몇몇 소설은 재미있어 빨리 읽힌다. 지루할 것만 같은 고전의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여 즐거움을 준다. 좋은 번역본이 있다면 더 좋았을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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