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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행책

삿포로에서 맥주를 마시다

by mariannne 2004. 3. 8.


삿포로에서 맥주를 마시다
(전여옥 저 | 해냄)

전여옥은 팬도 많고 적도 많다. 늘 시원스럽게 말을 내 뱉고, 수습하려거나 변명하려 하지도 않는다. 여성이라서 차별을 받을 것 같지도 않고, 만약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버럭 화를 낼 것 같다(실제로 그렇지 않다면 실망이 크겠다). 그녀의 거침없는 태도는 일부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고, 일부 여성들에게는 ‘대책 없는 얼치기 페미니스트’로 폄하된다. 어쨌거나 그녀의 목소리는 크고, 그 영향력이 상당한 것 만은 확실하다.

<삿포로에서 맥주를 마시다>는 별 생각 없이 쓴 것 같다. 책 표지에도 ‘날선 비판이나 차가운 질타가 아닌, 여유로움이 있는 저자의 일본바라보기’라고 밝힌 것처럼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써버린 것 같다. 물론 이 책을 쓰기 위해 들인 시간이나 정성을 모두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라면 더 공들여 책을 냈어야 했다는 생각이다. 앞 뒤가 맞지 않는 비문이 너무 많고, 무엇을 쓰려 했는지 모호해 지는 단락 투성이다. 대부분의 내용은 여행을 하면서 맛본 음식에 관한 얘기인데, 그녀는 ‘식욕이 곧 삶의 의욕’이라 믿고 있는데다가 본인 스스로 ‘맛보다 양으로 승부’한다고 하니, 이 책을 읽고 나면 왠지 과하게 배가 부르는 느낌이다. 비교적 재미 있어 끝까지 다 읽긴 했지만,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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