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는 영화 “피터팬” 속 팅거벨처럼 손에 잡힐 듯 말 듯 날아다니는 존재일 것만 같다. 예술가의 어깨 위에 살짝 걸터 앉아 뭔가 속삭이며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물론 실제로는 갈라처럼 살바드로 달리의 광기를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원숙한 연상의 여인, 혹은 오노 요코처럼 스스로 예술적 제스츄어를 취하면서 동반자를 선동하는 노련한 여인에 가깝기도 하고... 어쨌든 예술가와 뮤즈의 관계는 너무 감미롭고 또 낭만적이다. 그리고 제발이지 범인(凡人)처럼 연애질과 질투 따위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프리다 칼로와 갈라, 오노 요코가 동시에 담겨 있는 이 책이 갖고 싶어졌다. 이들 뿐 아니라 이 책에는 앤디 워홀, 고갱, 세잔 등 유명 미술가의 사진과 그림 까지 실려 충분히 제 값을 하지만, 사실 텍스트는 생각보다 빈약하여 싱겁다. 이 책을 읽고 호기심이 생겨 더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게 되는, 부추김 역할로는 몰라도, 이 책 자체만으로는 왠지 김이 쪽 빠진다. ‘뮤즈’를 얘기하느라 여자 관계에 너무 연연해하는 것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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