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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20세기 여성 사건사

by mariannne 2004. 10. 7.

20세기 여성 사건사
(길밖세상 | 여성신문사)

사실, 이런 종류의 책-일테면, 여성, 사건사 같은 제목이나, 근대, 페미니즘 같은 카피 문구가 눈에 띄는-은 선뜻 손이 가지 않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면 상당히 재미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어떤 필요에 의해서 읽었는데,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

‘여성’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 했다. 남녀문제-특히 군대와 출산 문제, 호주제 폐지 문제-만큼 게시판을 통해 익명성을 무기로 막말하게 되는 주제도 없겠지만, 그만큼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주제도 없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역시 크나큰 골이 있고, 서로가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단지 타고난 성 때문에?

그리 멀지 않은 시대인데도, 20세기에 일어난 사건들은 지금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보수적인 내용이 많다. 어떤 것들은, ‘아니… 그런 시대에서 그런 일이!’ 하며, 몹시 개방적인 태도에 놀라기도 하지만.

여성의 시각에서 쓰여졌으니, 여성을 옹호하는 입장일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그 시대는(물론 지금까지도) 여성이 너무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억울하게 희생을 당한 것도 부지기수다. 그러니 이 정도의 변호쯤이야. 옛 것을 알아 새 것을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미 일어난 일은 일이고, 그것을 알아야 21세기, 여성의 시대를 받아들일 수 있겠다.

결혼퇴직제, 성고문, 성폭력, 성희롱 등 현재까지 이슈가 되는 사건 뿐 아니라, ‘남자처럼 살아보겠다’는 단발 남장 사건, 일제시대 기생 이야기, (남자의 동성연애와는 달리) 여성의 동성연애를 너그럽게 이해한 사회의 시각, 1950년대 자유부인이나 1955년 박인수 사건 등 호기심을 갖고 접근할 만한 소재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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