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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by mariannne 2005. 10. 3.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l 푸른숲)

2주 정도 몹시 바빠서 책을 손이 쥘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 기간 동안 틈틈이 읽은 것이 바로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그녀의 책이라면 아무리 바빠도 읽고 싶으니까, 라고 생각한 것이다. 7년 간의 세계 오지 여행과 해남에서 통일전망대까지의 도보여행, 마흔 나이에 떠난 중국 어학 연수. 그런 그녀의 다음 행보가 긴급구호가라는 건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헌데 정작 그녀는 “현장 경험이 전무한 내가 이렇게 주요한 긴급구호 팀에 합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p.19)이라고 한다. 이러저러한 이유와, “한국 언론이 나의 변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p.19)는 것 덕분에 시작한 국제 NGO 월드비전 긴급 구호 활동. 활기차고 바르고 감성 풍부한 한비야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일일 것이다. 삶과 죽음의 현장에 서서, “반가워서, 좋아서, 신나서 내게 두 손을 벌리며 달려오는 아이들을 내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게 무슨 긴급구호 요원인가. 그냥 돈 받은 만큼만 일하는 월급쟁이지. 그러다가 만에 하나 죽게 된다고 해도 아쉬울 것이 없다. 그런 긴급구호 요원이 사우나 하다 죽으랴? 현장에서 일하다 장렬히 전사해야 마땅하지.”(p.88)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녀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직, 간접적으로 꿈과 용기, 긍정적인 미래를 선사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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