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달려간다
2005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인타라망”이라는 소설을 읽고 난 후 박성원의 최신 작품집이 몹시 읽고 싶어졌다. 박성원은 10년 전 쯤 “이상(異常) 이상(李箱) 이상(理想)”, 몇 년 전에는 “나를 훔쳐라”, 최근에는 “우리는 달려간다”라는 소설집을 낸 작가라는 사실도 그 이후 알았다. 우연한 기회에 “긴급피난-우리는 달려간다 이상한 나라로2” 혹은 “인타라망-우리는 달려간다 이상한 나라로5”를 접했다면, 분명 그에게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달려간다, 이상한 나라로. 니나가 잡혀 있는 마왕의 소굴로…”를 흥얼거리게도 된다. 소설에도 스토리 작가가 따로 있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으로, 전에도 말했지만, 만화 “고백”을 떠올리게 하는 긴/장/감/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모든 것”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작품 소재가 독특해서 흥미진진하다. 거울 속에서 현실세계를 향해 외쳐대는, 소리없는 아우성 – 그런 당황스런 느낌도 들지만, 문체가 바르기 때문에 읽기에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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