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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도쿄 타워

by mariannne 2006. 4. 13.


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ㅣ 소담출판사)

“세상에서 가장 슬픈 풍경은 비에 젖은 도쿄 타워이다” – 에쿠니 가오리식 감성의 첫 문장이다. ‘2005 네티즌 선정 올해의 책’으로 뽑혔다는 “도쿄 타워”. 다시 한 번 가오리 열풍이 불었나 보다. 하긴, 그녀의 소설은 나오는 것 마다 인기지만.

도쿄 타워를 바라보며 자라난 스무 살 젊은이들의 절망적인 사랑… 이라고 하면 너무 진부한가. 그 사랑의 상대가 스무살이나 많은 ‘아줌마’라면? 이 어처구니 없는 ‘불륜 행각’을 가오리만의 감각으로 포장하니 ‘작품’이 된다. 사실 그렇게 열광할 만한 소설이 아닌데도 말이다. “냉정과 열정사이”부터 이어져 온 그녀의 짧고 건조한 문체는 여전하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상당히 ‘쿨’한 상태를 멋스럽게 유지하고 있다.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닌데도, 잘 읽힌다. 그저 만나고, 헤어지고, 기다리고, 사랑하고, 슬퍼하는 장면, 장면, 장면들… 한 사람은 스무살이나 많은 어머니의 친구와 사랑에 빠졌고, 한 사람은 자아에 도취되어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두 개의 사랑을 동시에 누리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그것이 자신의 의무라도 되듯이, 자연스럽게. 토오루, 시후미, 코우지, 키미코의 이야기다. 이런 감성이 대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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