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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불륜과 남미

by mariannne 2006. 4. 14.


불륜과 남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ㅣ 민음사)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은 이제 그만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헌데 이 책의 표지와 제목을 본 순간, 이전 소설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 싶어 또 집어 들었다. 바나나의 이전 소설이 그리 나쁘진 않았다. “키친”이나 “암리타” 같은 건 소장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헌데, 이 책을 읽으니 또 다시 ‘이제 바나나의 책은 그만 읽어야겠군…’하는 생각이 든다. 남미를 여행하며 얻은 영감으로 써 내려간 단편들. 제목에서 상상할 수 있는 것처럼 ‘불륜’에 대한 얘기가 빠지지 않고, 노골적으로 ‘불륜’이라는 말을 반복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어쩐지 남미와 불륜이 무척 잘 어울린다. 소설 속 ‘불륜’의 주인공은 모두 일본인이지만, 그들은 모두 아르헨티나 어딘가의 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있으며, 그 광경은 무척 나른하고 묘하다. 그녀의 소설 속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인 가족, 불륜, 예언과 죽음이 등장하면서 ‘남미의 이국적 정취’가 하나 더 보태졌다.

좋은 소설가가 여행을 하며 써 내려간 산뜻한 단편이라 생각하고 싶었는데, 저자 후기에 “이번에는 제법 잘 쓴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내던지지 마시고, 앞으로도 이 시리즈를 읽어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이 있어 살짝 놀랐다.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쓰려고 그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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