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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경영·경제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

by mariannne 2007. 6. 18.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
(김상일 저 | 원앤원북스)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대한민국 소비 패턴’이라는 게 그래서인지, 책의 컨셉트가 중구난방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소비 트렌드라는 건 정의하기가 힘들어보인다. 월마트, eBay, 델, 아마존, 노키아 등의 예를 보자면, ‘선도자의 시장 지위가 시간이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p.47)으며, ‘선점자 우위’와 ‘선도기업(과 후발기업)의 양극화 현상’이 존재하지만, 한국의 소비자들은 ‘유독 새로운 것에 민감’한 ‘흔들리는 갈대’라서 선점이고 자시고, ‘새로 출시된 제품에 열광하는 것도 잠시, 곧바로 시장에 쏟아지는 최신 제품에 주저 없이 눈길을 주’는데, ‘이례적으로 유독 강한 소비자 충성도를 보이는 영역’(p.126)이 있으니, ‘바로 신용카드와 휴대폰 이동통신 서비스’이나, 이것도 ‘번호 이동성’ 때문에 ‘최종적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도출할 수 있는 소비 키워드는 무엇일까. 바로 ‘마케팅 강국 코리아’가 아닐까. 이런 예측 불가능한 소비자를 따라잡으려니, ‘마케팅’으로 승부할 수 밖에.

그렇다. 한국의 소비자는 ‘예측 불가능’하다. 한국에 상륙한 ‘웰빙’은 미국판 웰빙인 ‘로하스(LOHAS ; Life Of Health & Sustainability)’와도 다르고, 영국의 다운시프터(downshifter)와도 다르다. ‘값비싼 유기농 제품을 먹고, 최고급 스파를 즐기는 고급화 소비’(p.229)로서의 대한민국 웰빙은 ‘건강한 삶’보다는 ‘건강을 위한 소비’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또 다른 예도 있다. ‘명품이 제대로 된 의미를 가지려면 대중적이어서는 곤란’(p.216)하지만, 대한민국 명품족들은 ‘남들과 차별화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을 따라가기 위해서’ 고가의 물품을 구입한다. 필자가 ‘제품 서비스 평준화 성향이 높은 한국적 상황’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굳이 나만의 제품, 소수의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선택해 왕따당할 이유가 전혀 없다’(p.161)는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예측불허'이면서 '흥미진진'한 15가지의 ‘한국 시장을 지배하는 소비 코드’를 소개하며, 경제연구원의 책임연구원답게 한국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과 특징을 두루 짚어내고 있다. 특별한 시각으로 트렌드를 분석하지는 않았다. 일반적인 ‘소비 패턴’의 사실을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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