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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by mariannne 2022. 12. 27.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때를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인생수업 
조용헌 저 | 알에이치코리아(RHK) 

사주명리학의 종합선물세트같은 책이다. 강헌의 "명리", 고미숙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를 같이 샀는데, 굳이 세 권을 비교하자면, 조용헌의 책이 가장 재미있다. 강의실에서 학문을 가르치는 강단동양학(講壇東洋學) 대신 강호(江湖)에서 좌충우돌하는 강호동양학(江湖東洋學)을 개척했다는 그의 말에 따르면, "강호동양학을 구성하는 3대 과목은 사주, 풍수, 한의학이"(p.8)고 이는 천, 지, 인 삼재사상(三才思想)의 골격에 해당한다. 

사주명리학이란 천문(天文)을 인문(人文)으로 전환한 것이다. 하늘의 문학을 인간의 문학으로, 하늘의 비밀을 인간의 길흉화복으로 해석한 것이 이 분야다.(p.9)

이 책은 자연스레 '사주팔자란 무엇인가'라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명리학에 조예가 깊은 성삼문(1418~1456, 단종 때의 사육신의 한 사람)의 외할아버지는, 외손주가 예정보다 두 시간 정도 늦게 태어나야 사주가 좋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머리를 내밀고 나오려 하자 산모의 어머니가 "지금이면 됐습니까"하고 물었고, 아이의 외할아버지는 밖에서 "조금만 더 참아라"고 해, 세 번을 묻고 낳았다고 이름이 삼문(三問)이라 한다. 운명을 그렇게 쉽게 바꿀 수는 없는 모양인지 성삼문은 외할아버지의 바람보다 한 시간 일찍 태어났고, 39세라는 이른 나이에 죽었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의 사주팔자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사주팔자의 출생시간은 '탯줄을 자른 시간'으로 정해지니 제왕절개로 태어나는 것은 사주를 바꾸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출태일(出胎日)'만큼 중요한 것은 '입태일(入胎日)', 즉 합궁일이다. 그날이 언제인지는 잘 알 수도 없고, 그에 관한 풀이는 하기도 힘들지만 말이다. 

저자는 사주팔자 외에도 관상학, 점성술, 풍수지리에 대해 얘기한다. 팔괘와 이를 조합한 육십사괘로 점치는 '주역'도 언급한다. 접신한 무당의 말도 믿기때문에 이를 연구하기 위해 15년간 대략 300여 명의 무당과 인터뷰하면서 복채를 포함해 대략 6천만 원을 썼다고도 한다. 이런 저런 것을 다 따져보면 인간의 운명이란 이미 결정지어진 '절대적인 것'이고, 득도하면 그런 것을 모두 읽을 수 있는가? 알 수가 없다.  오랜시간 도를 닦은 도인들은 자신이 죽을 시간을 예측하고, 미래를 내다보기도 하는데, 수많은 재력가와 정치인들이 때마다 점을 보고 길흉화복을 묻지만, 누가 그것을 정확히 맞추겠나. 저자는 대략 70퍼센트의 확률로 보지만, 역시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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