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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핀란드 슬로우 라이프

by mariannne 2016. 2. 9.


핀란드 슬로우 라이프 - 천천히, 조금씩, 다 같이 행복을 찾는 사람들   

나유리 | 미셸 램블린 (지은이) | 미래의창 | 2014-05-23  


북유럽 사람들이 누리는 복지 혜택과 그로 말미암은 여유(그게 바로 슬로우 라이프), 행복 같은 건 들은 게 있으니 짐작은 한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들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에게 북유럽 나라 사람들의 삶이란 얼마나 이상적인가. 세금이 많은 만큼 복지 혜택도 큰 나라에서, 차별 없이, 경쟁 없이 살아가는 그들의 '행복'이라는 게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걸, 왜 모르겠나. 그걸 마다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도시에서 텃밭을 키우고, 벼룩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어 중고 물품을 쉽게 사고파는 것, 그 정도는 우리도 한다. 핀란드에도 벼룩시장에서 물건을 싹슬이해  되파는 '꾼'들이 있고, 공병을 주워다 팔아 돈을 버는 사람이 있단다. '레스토랑 데이'에는 아무데서나 음식점을 열어 축제를 하지만, 사실 음식점 창업을 하자니 규제가 많아 좌절을 느낀 사람들이 만든거란다. 10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긴 겨울에 혹독하게 추운 날씨로 우울해지는 나라다. 높은 물가에, 세금도 엄청나다. 책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요즘은 유럽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난민 문제로 골치아픈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조기 교육도 없고, 학생간 경쟁도, 학교간 서열도 없고, 숙제도 시험도 없고, 돈 없이도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나라이고, 양성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잘 이루어지는 나라, 싱글맘이건 동거커플이건 임신을 하면 '엄마 상자'를 받고 걱정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나라, 그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면 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책 속 구절: 


[...] 잠시 후 핀란드인 친구가 자리를 떠나자, 중국인 친구는 주얼리를 전공한 애가 티파니도 모르냐면서 자신이 선물받은 목걸이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핀란드인 친구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브랜드 이름 하나 모른다고 한순간에 바보 취급을 당한 핀란드인 친구는 훗날 주얼리를 착용하고 소유하는 핀란드와 미국 여성들을 심도 있게 인터뷰하여, '주얼리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훌륭한 박사 논문을 썼다. 그녀의 연구가 발표되었을 때, 나는 6년  전 그날의 상황이 떠올랐다. 그리고 핀란드 여성들은 주얼리를 소유할 때 어떻게 그것에 과시적·상징적·금전적 가치를 투영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되었던 464명의 핀란드 여성들 중 그 어느 누구에게도 주얼리는 물질적 대상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주얼리란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목걸이' 혹은 '결혼할 때 남편이 선물한 반지'처럼 개개인의 소중한 기억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일 뿐이었다. (P.186)


사는 동네나 주거 조건에 따른 불평등이 사회적 소외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된다고 생각하는 핀란드인들에게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차별 없이 나란히 사는 모습은 너무도 일반적이다. 물론 지역 위치와 편의성에 따라 집값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내 집 옆에 임대 아파트가 들어서면 집값이 하락할 거라는 걱정이나 '동네 수준'이란 개념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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