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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문학17

함께 있을 수 있다면 함께 있을 수 있다면 1, 2안나 가발다 (지은이) | 이세욱 (옮긴이) | 문학세계사 원제 Ensemble C'est Tout (2004년) 제목에서는 '연인'의 바람이 느껴지지만, 이 소설은 두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다. 카미유는 "투클린"이라는 청소용역회사에서 일하는 스물 일곱살 아가씨다.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음식을 잘 먹지 못해 키 173cm에 몸무게 48kg인 말라깽이다. 그녀가 사는 곳은 "방의 면적은 15제곱미터이지만, 천장이 비스듬하고 낮아서 그녀가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은 6제곱미터밖에 되지 않"(p.102)는데다가, 침대 대신 바닥에 매트리스가 깔려 있고, 화장실은 방을 나와 복도 끝으로 가야 있는, 그런 곳이다. 사실 그녀는 재능 있는 화가이지만, '어울리지 않.. 2015. 9. 12.
Les 20 livres qui ont changé votre vie - 인생을 바꾼 책 20 2014년-2015년 FranceTV info에서 조사한 http://www.francetvinfo.fr/ "당신의 인생을 바꾼 책 20"Les 20 livres qui ont changé votre vie 프랑스 독자를 대상으로 몇 개월동안의 설문조사를 거쳐 발표하는 20권입니다. 1. Le Petit Prince (Antoine de Saint-Exupéry) 2. L'étranger (Albert Camus)3. Voyage au bout de la nuit (Louis-Ferdinand Céline) 4. L'écume des jours (Boris Vian)5. A la recherche du temps perdu (Marcel Proust) 6. Le Grand Meaulnes (Alain F.. 2015. 4. 20.
[밑줄] 페스트, 알베르 카뮈 20년 전에 읽었지만, 아직도 마지막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소설의 처음과 끝이 잘 맞아 떨어지는, 아주 좋은, 그런 결말이라고 생각했다. 책 속 구절: 사실, 도시에서 들려오는 환성을 들으며 리외(Rieux)는 이런 환희가 항상 불길한 징조였다는 걸 생각해냈다. 기쁨에 찬 군중들은 잘 모르고 있겠지만, 책에서 읽을 수 있는 것처럼 페스트균은 죽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것을, 그는 알기 때문이다. 그것은 수십 년 동안 가구나 옷 속에 잠들어 있다가, 방, 지하실, 큰 가방, 손수건, 서류더미 안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릴 것이고, 어느 날, 사람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안겨주기 위해 쥐들을 깨워, 행복한 도시에서 죽으라고 보낼 것이다. (페스트, 알베르 카뮈) Écoutant, en effet, les .. 2014. 10. 19.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아멜리 노통브 (지은이) | 전미연 (옮긴이) | 문학세계사 | 2002-02-15 | 원제 Me'taphysique des Tubes 세 살 어린아이가 보는 세상 이야기다. 물론 보통의 세 살 아이는 아니다. 갓난아이 때는 울지도, 먹지도, 말하지도 않아, ‘식물인간’이라 진단받았지만, 이때도 스스로를 “시선이 없는 것만 빼면, 외형상 정상”(p15)인 아이이고, 사실 신(GOD)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특별난 아이였다. 파이프, 파이프는 무기력 자체였다. 기후의 변화, 일몰, 일상에서 벌어지는 숱한 자질구레한 반란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침묵의 거대한 신비들, 그 어떤 것도 파이프에게 충격을 주지 못했다. (p.13) 파이프의 형이상학이 있다. 슬라보미르 므르체크가 파이프를 .. 2014. 8. 10.
처절한 정원 처절한 정원 미셸 깽 (지은이) | 이인숙 (옮긴이) | 문학세계사 | 2005-08-01 | 원제 Effroyables Jardins 소설은 1990년대 말, 모리스 파퐁의 재판이 열리는 보르도 법정에서 시작된다. 모리스 파퐁은 실존 인물로, 나치 독일의 프랑스 점령 당시 친독정부(이자 괴뢰정부)인 비시정부의 보르도 지역 치안 부책임자였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나치에 저항한 레지스탕스로 알려져 이후에도 공직생활을 하며 장관까지 역임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40년도 더 지난 1990년대에 한 역사학자가 모리스 파퐁의 만행을 밝혀낸다. 파퐁은 1천 6백여 명의 유대인을 수용소로 보낸 반인륜적 범죄자였던 것이다. 일제시대 부역자와 마찬가지로 ‘공복으로서 거역할 수 없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 2014. 7. 28.
커플 커플 엠마뉴엘 베른하임 (지은이) | 이원희 (옮긴이) | 작가정신 | 2000-08-04 | 원제 Un Couple 프랑스 현대 작가의 짧은 소설이다. 한 커플이 만나서 데이트하고 헤어지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이야기, 그들의 행동을 묘사하는 게 전부인 소설로, 드라마나 영화의 장면을 보는 듯하다. 좋게 말하면, “칼날처럼 예리하고 건조한 문체로 상투적인 감정 표현, 벼락 같은 사랑, 열애를 향한 전쟁을 선포하고 있는 것”같은, 객관적인 관찰자 시선의 작품이다. 제목은 ‘커플’이지만 사실 커플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남녀의 관계는 대체 뭔가, 싶은 생각이 든다. 메디치상 수상작가의 작품이라는데, 다른 책을 읽어봐야 하나? 작가는 12년 동안 100쪽 정도되는 소설 네 편만 발표했다고 하니, 다 읽어봐도 괜찮을.. 2014. 6. 22.
갈레 씨, 홀로 죽다 갈레 씨, 홀로 죽다 l 매그레 시리즈 2 조르주 심농 (지은이) | 임호경 (옮긴이) | 열린책들 | 2011-05-20 | 원제 Monsieur Gallet, de'ce'de' (1931년) 때는 1930년 6월 말. 프랑스의 지방 도시 상세르의 한 호텔에서 중년 남성이 죽은 채 발견된다. 그의 이름은 에밀 갈레이고 직업은 방문 판매 사원, 주소지는 파리에서 35킬로미터 떨어진 마을 생파르조다. 우리의 매그레 반장은 여름 휴가철 찌는 더위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완행열차를 타고, 직접 갈레 씨의 부인에게 남편의 죽음을 알리러 간다. 품위 있고 단정한 차림의 부인은 남편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당황하지 않고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갈레를 따라 나선다. 부검 결과, 총상으로 왼쪽 뺨이 .. 2014.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