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페스트, 알베르 카뮈
20년 전에 읽었지만, 아직도 마지막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소설의 처음과 끝이 잘 맞아 떨어지는, 아주 좋은, 그런 결말이라고 생각했다. 책 속 구절: 사실, 도시에서 들려오는 환성을 들으며 리외(Rieux)는 이런 환희가 항상 불길한 징조였다는 걸 생각해냈다. 기쁨에 찬 군중들은 잘 모르고 있겠지만, 책에서 읽을 수 있는 것처럼 페스트균은 죽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것을, 그는 알기 때문이다. 그것은 수십 년 동안 가구나 옷 속에 잠들어 있다가, 방, 지하실, 큰 가방, 손수건, 서류더미 안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릴 것이고, 어느 날, 사람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안겨주기 위해 쥐들을 깨워, 행복한 도시에서 죽으라고 보낼 것이다. (페스트, 알베르 카뮈) Écoutant, en effet, les ..
2014. 10. 19.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아멜리 노통브 (지은이) | 전미연 (옮긴이) | 문학세계사 | 2002-02-15 | 원제 Me'taphysique des Tubes 세 살 어린아이가 보는 세상 이야기다. 물론 보통의 세 살 아이는 아니다. 갓난아이 때는 울지도, 먹지도, 말하지도 않아, ‘식물인간’이라 진단받았지만, 이때도 스스로를 “시선이 없는 것만 빼면, 외형상 정상”(p15)인 아이이고, 사실 신(GOD)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특별난 아이였다. 파이프, 파이프는 무기력 자체였다. 기후의 변화, 일몰, 일상에서 벌어지는 숱한 자질구레한 반란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침묵의 거대한 신비들, 그 어떤 것도 파이프에게 충격을 주지 못했다. (p.13) 파이프의 형이상학이 있다. 슬라보미르 므르체크가 파이프를 ..
2014.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