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이현10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문학 > 소설 > 한국소설 > 한국 단편소설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정이현 저 | 현대문학 | 2018년 09월 단편과 중편 중간쯤 되는 소설이다. 라고 하는데, 새삼 책값이 참 비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단편과 중편 중간쯤인데 11,200원이다. 판형이 작고 특이한데, 보통 판형이었으면 1백 페이지도 안될 것 같다. 어쨌거나, 정이현의 소설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나와 비슷한 동네에서 자라고, 비슷하게 나이를 먹어가는 작가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의 이야기만 쓴다. 이번에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주인공이다. 약국을 운영하는 세영은 만 열 네살인 중학생 아이를 키운다. 아이가 반장이 되는 바람에 학부모회 임원을 맡았는데, 학교 폭력이 발생하여 열린 학폭위에 참석하지 않으려고 핑계를 대며 남편이 .. 2023. 9. 25.
말하자면 좋은 사람 문학 >소설 >한국소설 >한국 단편소설 말하자면 좋은 사람 정이현 저 | 마음산책 | 2014년 04월 좋아하는 작가 정이현의 짧은 소설 11편을 모은 책이다. 단편 소설보다 더 짧은 소설. 어느 하나 예외 없이 잘 읽힌다. 작가는 나와 비슷한 나이이고, 같은 도시, 비슷한 지역에서 자랐다. 그래서인지 정이현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특이할 것도, 이해못 할 것도 없는 심성을 가졌다. 열 한 번의 이력서를 내고 모두 떨어진 뒤, 열 두 번째 지원한 회사에 '○○교육 가정방문 교사'로 취직한 다음,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필요한 교재비 150만 원을 먼저 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회사를 그만둘지, 교재를 살지 생각하는 20대("견디다"), 늘상 휴대폰을 끼고 사는 아내가 뭘 하는지 궁금해 몰래 확인하니, 아내는.. 2023. 6. 4.
상냥한 폭력의 시대 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 2016-10-10 정이현의 소설은 잘 읽히고, 재미있다. 읽는 즐거움이 있고, 이야기에 빨려들어간다. 이번 소설들도 좋았다. 좀 싱겁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단편의 주인공들은 지난번보다 조금 더 나이를 먹었다. 작가가 나이들면서 주인공들도 같이 늙어간다. 화자는 마흔의 독신남("미스조와 거북이와 나")이거나, 열여섯살 딸을 둔 엄마("아무것도 아닌 것")이거나, 결혼한 지 6년이 지난 워킹맘("서랍속의 집"),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낸 엄마("안나") 다. 열여섯살 딸의 출산을 지켜보는 엄마이야기 "아무것도 아닌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정이현의 작품은 거의 다 읽었는데, "오늘의 거짓말"이 가장 좋았다. "달콤한 나의 도시"와 "낭만적 사랑과 .. 2016. 11. 24.
안녕, 내 모든 것 안녕, 내 모든 것정이현 (지은이) | 창비 | 2013-07-05 "달콤한 나의 도시"와 "오늘의 거짓말"을 읽고 작가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그 이후의 책들은 좀 시시하다. 작가가 경험한 것 이상의 그 어떤 것도 보여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90년대 학번, 8학군, 강남, 아파트, 중산층, 졸부, 살갑지는 않지만 '끔찍하게 미워한 적도 없'는 가족들... 그렇게 맴돈다. 한번 듣거나 본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 지혜, 틱 장애가 있는 준모, 부모를 떠나 부자 할머니 집에서 눈치 보며 살게 된 세미. 이 세 친구는 중학교때 만나 고등학교까지 항상 함께였다. 단짝이지만, 사실은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들이다. 그리고 고3의 여름, 그들에게 한 사건이 일어났고, 셋은 더이상 친하게 지내지 않게 된다. .. 2015. 10. 21.
사랑의 기초 : 한 남자 사랑의 기초 : 한 남자 알랭 드 보통 (지은이) | 우달임 (옮긴이) | 톨 | 2012-05-09 | 원제 The Foundation Of Love: A Man's Story (2012년)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는 건 많은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자칫 방심하면 문장을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사실 별 재미가 없다. 푹 빠져들었던 건 초기작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뿐이다. 개인적 취향이지만. 이 소설은 알랭 드 보통이 정이현과 공동작업으로 쓴 것이다. 소설을 쓰는동안 지속적으로 의견을 주고 받았다고 하는데, 그게 각자의 소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다. 정이현은 한국의 흔한 연인에 대해 썼고(‘연인들’ 편), 알랭 드 보통은 40대 초반의 기혼남의 삶에 대해 썼다(‘한 남자’ .. 2013. 7. 18.
사랑의 기초 : 연인들 사랑의 기초 : 연인들 정이현 (지은이) | 톨 | 2012-05-09 알랭 드 보통과 함께 작업한 프로젝트 소설이다. ‘사랑’이라는 공통 주제를 갖긴 하지만, 결국은 각자 다른 내용의 글을 썼다. 정이현의 소설 부제는 ‘연인들’이고, 알랭 드 보통은 ‘한 남자’다. 알랭 드 보통은 이 소설의 서문에서 왜 “정이현은 (처절한 비극 또는 해피엔딩의) 어느 한 쪽의 상투적 결말을 선택하기엔 매우 영리하고 흥미진진한 작가다”라고 했을까? 이렇게 상투적인 결말이 또 있나? 1980년대 태어난 주인공 남녀의 평범한 가정사와 평범한 연애, 그리고 평범한 이별까지의 이야기다. 너무 평범해서 마치 자신의 과거를 들킨 것처럼 민망할 정도다. ‘사랑의 고통이 가슴 아프게 묘사’되어 있다? 어디에? 차라리 그런 걸 모르고 .. 2013. 7. 11.
너는 모른다 너는 모른다 (정이현 지음 | 문학동네) 2008년 한여름부터 2009년 초여름까지 교보문고 작가 블로그(북로그)에 연재한 정이현 소설 "너는 모른다"가 드디어 이번주에 출간되었다. "달콤한 나의 도시"로 국내 '칙 릿'의 선두 주자로 꼽히게 된 정이현은 그 이후 단편집 "오늘의 거짓말"로 '칙 릿 작가' 이상의 역량을 보여줬고, 이번 소설로 아예 그쪽과는 '노선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연재를 완료한 이 소설을 며칠 전에야 모니터를 통해 읽었다. 꼬박 하루가 걸렸다. 연재 당시 이 소설이 매일 업데이트 되기를 기다린 사람들은 얼마나 감질났을까. 이 소설은 미스터리 연재물로, 저마다 사연을 가진 비밀 많은 가족들이 막내 딸 '유지'의 실종으로 인해 하나 둘 씩 그 베일을 벗어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 2009.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