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경영·경제

이코노믹 씽킹

by mariannne 2007. 12. 9.

이코노믹 씽킹 : 핵심을 꿰뚫는 힘
(로버트 프랭크 저 | 웅진지식하우스)

저자인 로버트 프랭크는, 경제학이 '재미없게' 가르쳐지고 있다고 생각하여, '따분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만 여겨지던 경제학에 재미와 실용성을 불어넣기 위해'(p.5) '스토리텔링' 방식에 주목하고, 학생들에게 '일상생활에서 궁금한 점들을 찾아보고 그 답을 구해 짤막한 스토리 형식으로 리포트를 써오라'고 한다. 이 책은 그 자료들을 바탕으로 엮어졌다. 무심코 지나쳤던 주제에 대해 긴 설명을 통해 의외의 결말을 내 놓은 "괴짜 경제학"(스티븐 레빗 공저)과는 달리, 누구나 궁금해 하는 여러가지 의문점에 대한 짤막한 아이디어와 해설로 이루어져, "일상의 경제학"(하노 벡)쪽에 가깝다.

"왜 우유팩은 사각형이고 음료수 캔은 원통형일까?" "왜 냉동실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을까?" ""은퇴하고 자녀들을 출가시킨 이후에 더 큰 집을 구입하는 까닭" "왜 스타벅스는 메뉴에서 쇼트 사이즈를 숨길까?" "왜 주식분석가들은 항상 주식을 팔지 말라고 하는가?" 등의 질문에 대한 대답들은 '상식백과사전'을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정답이라기 보다는 '경제학' 관점의 사고라는 게 '상식'과는 좀 다르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현상들은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나 '비용 편익(Cost-Benefit)' 등의 경제학 용어로 설명할 수 있고, 사람들은 언제나 '경제적으로' 움직인다. 경제학은 역시 '숫자'보다 오히려 '심리학'이나 '사회학'에 가까운 것일까.

책 속 구절 :
고용주에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게 하는 것은 작업장 안전과 비슷한 논리에 의한 것이다. 개인은 근무시간 이후까지 근무함으로써 승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동료들도 똑같은 과정을 밟는다면 모든 사람의 승진 가능성이 상승하게 되고, 그 결과 상대적인 승진 확률은 예전과 동일해진다. 결국 모든 이들이 단순히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날마다 야근을 해야 하는 과다경쟁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승진이 아닌 보다 큰 집단의 관점에서 보아도 초과근무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가령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오랫동안 일한다면 그는 더 좋은 학군에 집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두 야근을 한다면 그 결과는 명문 학군의 집값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늘 그렇듯, 대다수의 아이들은 여전히 하위 학군에 있는 학교에 다녀야 할 것이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개인에 대한 보상이 절대적인 성취에 달려 있다는 암묵적인 전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우리의 삶은 대부분 '상대평가제'로 운영된다. (p.194, "근로기준법이 초과근무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까닭")

... 야구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직원들도 매 순간 똑같은 수준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는 없다. 몇 주는 평균치보다 높은 성과를 기록하지만 또 몇 주는 그보다 낮은 성과를 기록한다. 즉, 경영진의 피드백과는 상관없이 어느 한 주에 평균보다 낮은 성과를 냈다면 그 다음 주에는 보다 높은 성과, 즉 평균에 좀더 가까운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반대로, 어떤 직원이 어느 한 주 동안 평균 이상의 성과를 냈다면 그다음 주에는 경영진의 칭찬과는 상관없이 좀더 낮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경영진은 평균 이하의 성과를 낸 직원을 심하게 야단친 후에 성과가 올라간 것을 보고 자신이 비난했기 때문이라고 결론짓기 쉽다(그러지 않아도 성과가 올라갔을 텐데 말이다). 반대로, 우수한 성과를 낸 직원을 칭찬한 후에 성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경영 스타일이 너무 관대했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릴 것이다(그러지 않아도 성과는 떨어졌을 텐데 말이다).
여러 실험 결과, 적어도 어떤 상황에서는 비판적인 경영 스타일보다 관대한 경영 스타일이 직원들의 성과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평균으로의 회귀'에 의해 편항되기 쉬운 막연한 생각보다 더 신뢰할 만한 증거가 될 것이다.
(p.231, 경영인들이 비난의 효과를 과대평가하고 칭찬의 효과를 과소평가하게 되는 까닭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