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경영·경제

포지셔닝 Positioning

by mariannne 2002. 3. 13.

포지셔닝 -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의 마케팅 바이블
(알 리스 / 잭 트라우스 저| 을유문화사)

서점에서, 우선 특별한 판형의 책이라 눈길이 갔다. 흰색 표지가 시원, 깔끔하다. 알 리스의 다른 저서인 ‘인터넷 브랜딩 11가지 불변의 법칙’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 주저 없이 펴 들었고, 몇 장을 읽은 후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 접속, 주문을 했다.
포지셔닝이라니… 정체성을 확립하라는 것일까? 처음에는, 너무 당연하고 진부한 개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도대체 어떤 얘기를 늘어놓으려는 것인지 궁금한 마음에 책장을 넘겼다. 20년 전에 나온 책의 개정판이라는데, 그 동안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두 저자의 주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를 확인해준 세월이었다. 가끔은 잘못된 판단도 있었다 고백하지만, 그들은 계속 당당하다. ‘만약 우리 말을 따랐더라면 더 잘 됐을 것’이라는 코멘트를 빼먹지 않으면서.

‘포지셔닝’은 쉽게 말해,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핵심적인 단어(혹은 이미지)로 자리를 잡느냐에 관한 개념이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나 쉽고,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처음에는 이러한 컨셉이 광고계의 한 명사에 의해 ‘헛소리’라는 한 마디로 일축되기도 했다나.
이 책은 ‘포지셔닝’이 얼마나 많은 함정에 빠질 수 있는지를 경고하고 있으며 미국내에서의 갖가지 사례를 통해 그것을 증명한다. 외국의 사례라, 생소한 브랜드가 더 많지만, 글을 읽다보면 그런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우리 브랜드로 이해한다면 더욱 실감이 나긴 하겠지만.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상품 시대’를 지나 ‘이미지 시대’를 거쳐 ‘포지셔닝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은 더 나은 것(상품의 질)보다는 ‘최초의 것’으로 포지셔닝 하는 게 더 낫다. 어떤 범주에서 첫 번째가 될 수 없다면 틈새를 찾아 새로운 범주를 만들던가, 최초의 제품을 깎아내릴 것. 맞서는 것은 어리석다. 1위로 등극했을 때, 라인을 확장하거나 브랜드의 명성에 무임승차, 또 다른 제품을 출시하는 것 역시 치명적인 실수다. 이 밖에도 수많은 ‘포지셔닝 법칙’이 담겨있다.

끝 부분에는 특별한 보너스처럼 ‘자기 자신과 경력의 포지셔닝’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냥 읽으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 얘기지만,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후 접한다면 확실히 특별한 느낌으로 와 닿을 것이다.

책 속 구절 :
라인 확장의 효력을 확인하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쇼핑 목록 테스트라는 것이 있다. 당신이 사고자 하는 브랜드를 크리넥스, 바이엘, 크레스트, 라이프 세이버, 다이얼과 같은 식으로 메모지에 작성한 다음, 배우자로 하여금 슈퍼마켓이나 시장에서 사 오도록 한다. 결과는 매우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남편이나 부인들은 크리넥스 티슈, 바이엘 아스피린, 크레스트 치약, 라이프 세이버 캔디, 다이얼 비누를 사가지고 온다. 크리넥스 타월, 라이프 세이버 껌, 바이엘 비아스피린, 다이얼 지한제(止汗劑)와 같은 라인 확장 제품이 해당 브랜드의 원래 포지션을 파괴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이들이 스스로 목을 매기에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런 목록은 어떨까? 하인즈, 스콧, 크래프트. 당신의 배우자가 사오는 것은 하인즈 피클일까? 아니면 케첩(아니면 유아식)일까? 스콧 티슈일까? 아니면 타월일까? 크래프트 치즈일까? 마요네즈일까? 혹은 샐러드 드레싱일까? 하나의 이름이 두 개 이상의 제품을 상징할 때 일으키는 혼란은 스콧이나 크래프트라는 브랜드의 강도를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약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