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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경영·경제

블링크 : 첫 2초의 힘

by mariannne 2010. 5. 2.

블링크 : 첫 2초의 힘
원제 Blink: The Power of Thinking Without Thinking (2005)
말콤 글래드웰 저 | 21세기북스


통찰력, 또는 블링크의 힘은 이 책의 초반부에 등장한, 1983년 폴게티박물관에 들어온 미심쩍은쿠로스 석상의 경우가 잘 설명해준다. 쿠로스 상을 보는 순간 사람들은 직관적인 반발intuitive repulsion’의 파동을 느꼈지만, 전자 현미경, 전자 마이크로 분석기, 질량 분석계 등을 동원한 조사에 의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박물관에 들여놓게 된다. 결국 가짜로 밝혀져 '직관적인 반발'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됐지만.

 

하지만 이 책을 읽기도 전에, '그래, 첫인상, 첫 2초가 중요하지!'라고 속단해서는 안된다. 그건 당신이 '통찰력'을 갖고 있을 때나 해당되는 일이니까! 책에서는 '블링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지 않다.순간 판단 능력은 중요하지만, 너무나 대통령처럼 생긴 외모 때문에 워렌 하딩을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 국민 뿐 아니라 여성과 흑인에 대한 편견, 한 모금 마셨을 때 더 달콤한 펩시 콜라의 맛 등의 사례를 통해 첫 느낌의 위험한 사례도 알려준다.순간 판단 능력에 의존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능력을 기르는 게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추가로, 한 가지 재미있는 예. 수 십종 브랜드의 딸기잼을 먹어보게 하고 '맛'과 '질감'에 대한 등수를 매겼을 때, 식품 전문가 집단과 대학생 집단의 결과가 비슷했지만(p.234), 그 잼이 다른 잼보다 좋은 이유를 열거해 보라고 했을 때, 결과는 엉뚱하게 달라진다. 반추가 통찰력을 파괴했다는 것인데, 다음의 설명을 보면 좀 더 잘 알 수 있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어떤 사물에 대한 본인의 반응을 설명할 능력이 없다. 우리는 좋은 잼을 무의식적으로 깨닫는다. 그건 '노츠 베리 팜'이다. 그런데 갑자기 용어 목록에 따라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라는 요구를 받으면 왜 그걸 생각해야 하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중략)

우리는 결정을 내릴 때 그것을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 으음, 질감이 분명 조금 낯설어. 어쩌면 내가 실제로는 이 잼을 좋아하는 게 아닐지도 몰라. 윌슨이 지적했듯이, 어떤 걸 왜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대해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를 생각해 버린다. 그리고는 그럴듯한 이유에 맞춰 진짜 선호도를 조정한다.(p.235~236)

'블링크'가 중요하지만, 일단은 '통찰력'을 가져야 하고, '통찰력'이 있더라도 인간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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