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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by mariannne 2009. 8. 9.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남자는 아내와의 결혼을 '가끔' 후회하는데, 아내는 남편과의 결혼을 만족한다 - '아주 가끔'! 대부분의 부부들이 그럴까? 독일에서 학위를 받고 돌아온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박사가 이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땅의 남성들이 너무 근엄하게, 참아가며, 재미없게 사는 것이 안타까워서 '지금 이 순간 즐겁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쓴 책. 올해 초 베스트셀러이긴 한데, 정말 남자들이 이 책을 열심히 읽고 있을지 궁금하다.

책 속 구절 :
사회적 역할이나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지면, 나는 방구석에 앉아 슈베르트를 듣는다. 아내의 관심과 애정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질 때도 슈베르트를 듣는다. 그러면 20년 전 베를린의 그 처절한 외로움과 아내의 무관심이 비교되며 더는 슬퍼지지 않는다. 아내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된다.
내게 슈베르트는 면역시스템이다. 존재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마치 하나의 세포가 유지되기 위해 세포의 안과 밖을 구별하고, 막으로 둘러싸인 안쪽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인간도 자신의 안과 밖을 구분해야 한다.
세포가 자신의 안과 밖을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면역 시스템이다. '내가 아닌 것'의 침입을 막아내고 내 안의 항상성을 유지해주는 세포의 면역시스템처럼, 슈베르트의 가곡은 내 안의 항상성을 유지시켜준다. 난생 처음 '내가 누군가'를 처절하게 고민했던 그 베를린의 밤거리를 기억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p.99)

사람 성격은 안 바뀐다. 적어도 성공처세서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종류의 성격은 절대 안 바뀐다. 그러나 바꾸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인간의 성격을 '다르게' 규정하면 양상은 아주 달라진다. 고립된 개체로서의 성격은 변하지 않지만, 사회적 컨텍스트context, 즉 맥락이 달라지면 성격은 아주 쉽게 변한다. 인간의 성격은 맥락과의 '게슈탈트Gestalt'이기 때문이다. 게슈탈트, 즉 인간의 성격은 사회적 맥락과의 통합된 전체란 이야기다. 그래서 사회적 맥락과의 관계가 달라지면 성격은 바뀌게 되어 있다. 내 성격은 동일하지만 사회적 맥락과의 관련성에 따라 어떤 때는 좋은 성격이 되고, 어떤 때는 나쁜 성격이 된다는 이야기다.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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