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오쿠다 히데오 지음 | 북스토리)
600페이지나 되는 분량의 소설을 읽고 있자니 오쿠다 히데오가 아니었으면 지루해서 어쨌을까 싶다. 들고 있자면 손목이 아프도록 두꺼운 책이지만, 작가 특유의 입담으로 '최악'의 인생 스토리를 가진 세 사람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만드니 다행이다. 첫 번째 주인공은 원청업체의 하청의 하청의 하청 공장 사장인 신지로. 종업원이 고작 두 명인 영세 업체의 경영자로, 종업원 중 한 명은 하루종일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무단 결석에 말대꾸도 없는 답답한 인간. 동네 주민들은 공장 소음에 시달린다며 날마다 조목조목 따져들고, 일은 하루종일 밤낮으로 해도 끝이 나지 않는 괴로운 나날이다. 두 번째 주인공은 은행원 미도리. 속물들 투성이인 은행에서 근무하는 게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소심한 아가씨다. 세 번째 주인공은 백수 가즈야. 하는 일마다 꼬이는 데다가 배신에, 복수에, 죽음 문턱을 오가는 스릴 백만점의 인생. 이들 각자의 인생이 어느 순간 한 장소에서 엮이고 꼬이면서 우울한 상태로 소설이 끝난다. 누구의 인생이 '최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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