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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by mariannne 2008. 6. 29.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원제 Aimez-vous Brahms...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 민음사)


삼각, 혹은 사각 관계의 사람들

TV 미니시리즈의 제목처럼 조금 낯간지러운 이 소설의 제목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프랑스 사람들이 브람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과, 그래서 프랑스에서 브람스 연주회에 상대를 초대할 때 이 질문을 꼭 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아는 게 좋겠다. 실제로 평생 독신으로 지낸 브람스가 열 네 살 연상인 클라라 슈만을 수십년간 마음에 두었다는 사실도 이 소설의 제목이 "브람스..."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소설에는 서른 아홉의 폴과 그 보다 몇 살 더 많은 연인 로제, 그리고 폴에게 빠져버린 스물 다섯의 시몽이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마음은 폴에게 있지만, 행동은 전혀 다른 로제와 '스물 다섯 청년의 열렬한 사랑'보다 '로제의 무심함'이 왜 더 나은지 설명할 수 없어 고통스러운 폴, 그리고 그들 사이의 '존재의 고독감' 따위가 쓸쓸하게 묘사된 소설로, 이 작품을 스물 네 살에 썼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사랑에 빠진 남녀의 심리를 너무 절묘하게 묘사한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의 알랭 드 보통이나 역시 비슷한 나이에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데뷔한 아멜리 노통브도 있지만, 프랑수아즈 사강 역시 많은 사람들을 질투감에 사로잡히게 할 정도의 천재성을 발휘한 것이다. 그녀의 뛰어난 작품에도 불구하고 인생 자체가 '술'과 '약물', '도박'에 중독되었다는 이유 때문에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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