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거리 | 원제 7月 24日 通り (요시다 슈이치 지음 | 재인)
계속되는 잔잔한 일상
요시다 슈이치가 쓴, 정말 '그다운' 소설. 주인공은 항구 도시에 살고 있는 사유리 혼다라는 젊은 여자로, 자신이 늘 지나다니는, 지루하고 시시한 거리를 '포르투갈의 리스본'이라 생각하며 출근길을 즐기고 있다. 약간의 이슈라면, 직장 상사의 와이프가 고등학교 선배라서 가끔 그 부부의 초대를 받아 집에 놀러가는 것, '객관적으로 봐도' 잘생긴 네 살 아래의 남동생에게 '너무나 평범한' 여자친구가 생긴 것, 고등학교 때 좋아하던 육상부 선배 사토시를 다시 만나게 되고, 직장 상사의 와이프와 그 선배 사이에서 미묘한 관계를 감지하는 것 등. 몇 가지 사건이 생기고, 누군가의 인생은 바뀌지만, 소설이 끝나면서 잔잔한 일상은 다시 계속된다.
책 속 구절 :
"코지를 만나기 전에, 정말 비참한 상황에서, 왜 나는 이렇게 남자 운이 없을까 하고,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렇다면 내가 어떤 여자인지 한번 분석해 보자, 그래서 인기가 없는 이유를 알아나 보자 하고." [...]
"성격이라고 해야 하나, 타입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걸 열 개 꼽아봤어요." [...]
"우선 첫째는, 나는 인기가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
메구미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해, 나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
"둘, 남이 싫어하는 여자는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셋, 대체로 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늘 친구들 상담에만 응해주다 보니까, 아는 것만 많아진 게 아닌가 싶어서. 그리고 다음이 네번째죠. 의외로 가족 관계는 좋아요. 이거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열렬한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 가정 환경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
6. 타이밍도 좋지 않다. 7. 아직도 때로 순정 만화를 읽는다. 8. 밤에 타는 버스를 좋아한다. 그것도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타고 돌아오는 버스. 9. 아웃도어를 싫어한다.
거기까지 얘기하고 메구미는 갑자기 입을 꾹 다물었다.
"그래서, 마지막 10은?" 하고 나는 물었다. 그 마지막 이유에 어떤 해답이 담겨 있을 듯한 직감이 들었다.
"마지막은 '실수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고 메구미가 말했다.
그 순간 무슨 말인지 몰라, "뭐?"하고 되물었다.
"난 어떤 일에 대해서든 실수하고 싶지 않다는 전제를 깔지 않으면 시작을 못 해요." (p.170~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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