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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너희가 명품을 아느냐

by mariannne 2002. 5. 26.

너희가 명품을 아느냐
(나카무라 우사기 저 | 사과나무)

먼저 나온 ‘나는 명품이 좋다’보다 한 술 더 뜨는 내용. 이런 책을 다시 읽을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두 번째 작품이 나오자 궁금한 마음에 책을 집어 들게 됐다.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에, 역시 흥미롭다. 에르메스와 샤넬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정말 기가 막힐 정도. 지갑에는 단 돈 천 엔도 들어있지 않고, 저금해 놓은 돈도 없지만 대출 받아 7천만 엔짜리 집을 사려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갖고 있는 그녀. 전생에 부자집 아이였고, 돈을 써보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죽어 억울하다는 사실과, 이러저러한 운세를 보니, 돈을 모을 수 없고, 모아서도 안되는 금성인이라는데…

이 책에서는 몇 십만, 몇 백만 엔짜리 물건 가격이 이리 저리 뒤섞여 감각을 잃게 된다. 보통사람에게는, 쟈켓 한 벌이 몇 십만 엔이라는 사실이 몇 백만 엔이라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으니 말이다. 따라서 그녀가 내지 못한 주민세가 몇 백만 엔인지 몇 천만 엔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녀가 일 년 동안 사들인 명품의 가격이 몇 천만 엔인지 몇 억 엔인지도 물론 잘 모르겠다. 어쨌든 대단한 액수다.

‘내가 명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명품을 걸치면 근사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것 뿐!’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나는 솔직하다!’라는 말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그런 모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도, 부끄럽게 생각하지도 않아 오히려 더 귀엽다. 어쨌거나, 그녀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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