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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경영·경제

경영 잘하는 법,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배운다

by mariannne 2003. 11. 23.

경영 잘하는 법,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배운다
(줄리 빅 저 | 한언)

이 책은 ‘경영 잘하는 법’을 기대하고 볼 만한 책이 아니다. 원제와 의미가 다른 제목을 붙인 이유는, 시리즈 도서인 “일 잘하는 법….”과 운(韵)을 맞추기 위해서일까. ‘경영 잘하는 법’에 관한 거라면, 다양한 기업의 분석을 통해 색다른 결론을 제시한 짐 콜린스의 책들이 더 좋겠다. “경영 잘하는 법…”은 리더십에 관한 팁들로 이루어져 있다. 최고의 인재를 채용, 유지하는 것의 의미, (마이크로 소프트답게) 웹을 통한 비즈니스 효과 극대화하기, 신제품 기획과 출시, 그리고 아웃소싱업체와 동료들을 진정한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는 것 등에 관한 얘기다. 물론 경영자도 알아야 할 것들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결정권자인 중간 간부들에게 더 좋을 듯 싶다.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배운다”는 제목처럼, 모든 사례가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도스에서 윈도우 환경으로 바뀐 혁명적인 의미와 MS-Office도 위협적인 경쟁사가 있다는 것, 인터넷 잡지와 백과사전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만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서버와 DB, 운영체제 등에 관한 얘기가 이어지면 아마도 좋아할 사람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사람 두 부류로 나뉘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짐작과는 다른’ 책이고, 사례들을 약간은 억지스럽게 일반화에 끼어맞춘 느낌도 없지 않아 불편하지만, 마이크로 소프트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여 몇 달 후 한 번 더, 그 몇 달 후 또 한 번 더 읽고 싶은 책이다. 어쨌든 MS라는 기업은 대단하니까.

책 속 구절 :
부사장은 워드 팀의 조사 내용과 제품 설계자의 의견을 듣고는 "글쎄, 나 같으면 그 기능은 별로 사용하지 않겠는데.”라며 제안을 묵살했다.
회의실에는 침묵이 흘렀다. 제품 설계자는 상대가 아무리 직급이 높은 상사지만 팀 전체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라면 밀어붙여야 한다는 생각에 강하게 주장을 계속했다. “예, 하지만 그건 부사장님 한 분 생각이시지 않습니까?”
부사장은 계속해서 그의 의견을 묵살했다. “그래요. 하지만 난 여전히 그걸 활용할 생각이 없소.”
제품 설계자는 끝까지 버텼다. “이 기능을 개선하면 모든 고객이 제품을 이용할 때마다 적어도 몇 초 줄일 수 있습니다. MS 워드는 미국 내에서 9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사용자의 95%나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사용 시간을 몇 초 절약하는 제품 개선 효과를 달성하면 실질적으로 미국 GNP가 상승하는 결과가 됩니다.” 이 말을 듣자 완강했던 부사장은 웃음을 터뜨리고는 긴장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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