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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꿈을 빌려드립니다

by mariannne 2004. 5. 22.

꿈을 빌려드립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저 | 하늘연못)

좋아하는 단편집 중 하나다. 오래 전에 “사람이 살았던 시대”라는 제목의 책이 “꿈을 빌려드립니다”로, 번역자만 같은 채, 제목이 바뀌고 출판사도 바뀌고, 내용이 조금 보태어져서 나왔다.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 무라카미 하루키의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 김영하의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이상의 “날개” 레이몬드 카버의 “제발 조용히 좀 해요” 등과 함께 나의 베스트 단편집 중 하나인 이 책에 실린 단편 9개는 반전과 아이러니, 기가 막힌 상상력으로 즐거움을 준다. 1부는 중단편 소설, 2부는 마르께스의 산문들, 그리고 3부는 작가탐구와 작가 연보로 묶여 있는데, 소설만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1/3을 차지하는 2부와 3부가 군더더기로 느껴질 지 모르지만, 소설 이외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건 분명 기쁜 일이다. 특히 작가들의 ‘노벨상 콤플렉스’에 대해 쓴 대목, 독서 경험에 대해 쓴 글이 인상적이다.

몇 년 전에 읽고 다시 읽었는데, 여전히 재밌다. 아마 몇 년 후에 다시 읽어도 재밌을 것 같다. 그의 장편이 너무 버겁다면, 단편으로 눈을 돌려보시길. 개인적으로는, “눈 속에 흘린 피의 흔적” “난 전화를 걸려고 온 것뿐이에요” “물에 빠져 죽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가 재밌다. 나머지 중에는 사실 그 여운이 너무 엄청나서 이해가 안 가는 작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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