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인물22

오노 요코 : 마녀에서 예술가로 오노 요코 : 마녀에서 예술가로 (클라우스 휘브너 저 | 솔) 남들처럼, 오노 요코라는 이름보다 비틀즈의 존 레논을 먼저 알았고, 그 다음에 '비틀즈를 해체로 몰고 간 동양 여자' 오노 요코를 알았다. 작년인가, 서울에서 전시회를 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가보지 못했고 올 겨울이 되서야 새삼 그녀에 대해 관심이 생겨 책을 읽었다. 역시 그녀의 삶은 반항적 예술 그 자체로, 범인(凡人)인 나로서는 흉내낼 수 없는 이벤트의 연속이었다. 이 책은 그녀의 개인적 삶 보다는 예술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평화와 자유, 일탈로 점철된 플럭서스적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면 몹시 지루할 수도 있는 책이다. 스캔들이나 사생활 따위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범접할 수 없는 자신감의 소유자, 저질러 놓고 보기.. 2004. 12. 22.
시몬느 베이유 불꽃의 여자 시몬느 베이유 불꽃의 여자 (시몬느 뻬트르망 | 까치글방) 1978년 도서출판 까치에서 나온 이 책은 현재 절판됐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너무 오래된 책이라 종이는 누렇고, 글씨는 깨알 같아 느낌이 좋았다. 서점에 깔린 때깔 고운 새 책과는 확실히 다르고, 대학 때 도서관에서 줄기차게 빌려 읽던 그 책들과 비슷한 세월의 무게가 실려 있어 반가웠다. ‘불꽃의 여자’라 불리는 시몬느 베이유는 ‘제 2의 성’을 얘기한 시몬느 드 보바르와 자주 비교된다. 둘은 실제로 한 번 마주친 적이 있다는데, ‘브르조와’의 냄새를 풍긴 보바르를 시몬느 베이유가 경멸하는 바람에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나. 요즘에는, 같은 ‘불꽃의 여자’라는 이유로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나혜석과도 종종 같이 등장한다. 하지만 둘은 완전히.. 2004. 10. 7.
예술가와 뮤즈 예술가와 뮤즈 (유경희 저 | 아트북스) ‘뮤즈’는 영화 “피터팬” 속 팅거벨처럼 손에 잡힐 듯 말 듯 날아다니는 존재일 것만 같다. 예술가의 어깨 위에 살짝 걸터 앉아 뭔가 속삭이며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물론 실제로는 갈라처럼 살바드로 달리의 광기를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원숙한 연상의 여인, 혹은 오노 요코처럼 스스로 예술적 제스츄어를 취하면서 동반자를 선동하는 노련한 여인에 가깝기도 하고... 어쨌든 예술가와 뮤즈의 관계는 너무 감미롭고 또 낭만적이다. 그리고 제발이지 범인(凡人)처럼 연애질과 질투 따위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프리다 칼로와 갈라, 오노 요코가 동시에 담겨 있는 이 책이 갖고 싶어졌다. 이들 뿐 아니라 이 책에는 앤디 워홀, 고갱,.. 2004. 9. 22.
나는 이기는 게임만 한다 나는 이기는 게임만 한다 (이수영 저 | 랜덤하우스중앙) “벤처갑부로 유명한 웹젠 대주주 이수영 사장. 발레리나에서 500억대 재산을 보유한 '게임업계 신데렐라'가 되기까지 탄탄대로를 걷기만 한 건 물론 아니다. (신데렐라처럼 누군가가 유리구두를 신겨준 것도 아닌데다가… ) 맨손으로 창업해 온라인 게임 '뮤'를 통해 '성공'이라는 단어를 거머쥐었지만, 성공하기까지 주위의 무수한 반대와 싸워야 했고, 주주들과의 불화로 두 번이나 CEO에서 물러나 '단명하는 CEO'로 불리우며 자질을 의심받기도 했다. 다시 한 번 뉴스메이커가 된 그녀. 이번에는 중증 장애를 극복한 뉴욕 강력부 부장검사 정범진(미국이름 알렉스 정)씨와의 결혼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02년, TV에 출연한 정검사를 보고 한 눈에 반해 그와의.. 2004. 7. 19.
그녀에게선 바람소리가 난다 그녀에게선 바람소리가 난다 (조미진 저 | 해냄) 우연한 기회에 책을 얻어 읽기 시작했다. 서점 ‘신간 코너’에서 반짝거리던 그 책. 모토로라, 초고속 상무 승진, 프로페셔널,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세계를 누비는 여자… 이런 문구가 얼마나 달콤했는지. 혹시 너무 뻔한 내용만 있는 거 아닐까… 라는 약간의 의심을 하던 차에 손에 쥐어진 책.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정말 허무하기 짝이 없다. 이 책은 ‘성공’이라는 이름표를 붙일 수 있는 그녀의 십 여년 간 삶을 통해 몇 가지 성공 법칙을 정리하는 것으로 전개된다. 그녀에게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 -> 여기서 알 수 있는 성공 법칙, 무엇무엇. 신문 기사나 홍보 문구에는, ‘수많은 '최초' 수식어와 여성, 성공이라는 조합 뒤에 가려진, 시행착오로 전전긍긍했던.. 2004. 6. 16.
23살의 선택, 맨땅에 헤딩하기 23살의 선택, 맨땅에 헤딩하기 (유수연 저 | 소담출판사) 이제 겨우 서른 남짓한 여자, 지금까지의 삶이 책의 소재가 될 만한가? 흠... 그렇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책 날개에 적힌 그녀의 이력이 책 속에서 자세히 소개되었으리라 기대는 하지 말 것. 실제로 책의 전개는 너무 성급하고 내용은 기대에 못 미칠 정도로 빈약하다. 분명히 책 표지에 적힌 대로,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으로 억대 연봉자가 된’ 사실은 맞을지 모르나, 이 책이 ‘유수연식 해외 취업 성공기’라기에는 좀 어설프다. 시종일관 ‘수도권 대학 출신이면서 여대생인 내가 명문대 출신의 남자들과 경쟁하고자 한다면 누가 거들떠나 봐주겠는가. 한국에서는 이 모든 것을 만회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로 많은 젊은이들을 좌절에 빠지게도 하고, ‘어.. 2004. 5. 26.
나혜석 평전 - 내 무덤에 꽃 한 송이 꽂아 주오 나혜석 평전 - 내 무덤에 꽃 한 송이 꽂아 주오 (정규웅 저 | 중앙m&b)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신여성의 대표격인 ‘나혜석’이라는 여자에 대해, 열 몇 살이나 차이 나는, 사망한 전처와의 사이에 딸까지 있는 남자와 결혼한 후,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게다가 또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이유로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다. ‘양성 평등’과 ‘자유 연애’를 주장하며 이혼시 ‘이혼 고백장’을 발표하면서 재산 분할까지 요구한 멋진 여성. 하지만 그녀의 삶은 내 짐작과는 몹시 달랐다. 이 책은 ‘나혜석 기념 사업회’에서 자료를 제공하여 펴 낸 책인데, 어찌나 자세하고 사실적인지, 도대체 여기에 나오는 그녀의 생각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들이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디까지가 지어낸.. 2004.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