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소가 온다
이 책의 출판을 기획한 곳은 콜레오마케팅그룹으로, 국내 입소문 마케팅의 선두그룹이란다. 이 책 역시 입소문 마케팅을 통해 경제/경영 서적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는데, 읽을까 말까를 망설이는 중에도 여기 저기서 이 책에 관한 얘기가 들려(입소문 마케팅 덕일까)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명확한데, 왠지 장황하게 설명했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정리하자면, 20세기 초에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기만 하면 잘 팔렸다 -> 좋은 제품이 많아지니 누가 광고를 잘 하느냐가 중요해졌다 -> 광고를 믿기 힘들어지니 PR시대가 도래한다 -> 마케팅 전략에 의존하게 된다 -> 그리고 이제는 리마커블한 제품의 시대다. 그 리마커블이란 뭔고 하니, 그림 같은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수백 마리의 누런 소 떼 가운데 서 있는 ‘보랏빛 소’와 같은 존재다. 한마디로 ‘예외적이고, 새롭고, 흥미진진하다는 뜻’(p.17).
리마커블한 제품이 등장하면 얼리어답터보다도 빠른 ‘이노베이터’가 관심을 갖는다. 이 이노베이터를 ‘스니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스니저(sneezers)는 아이디어바이러스의 핵심 유포자’(p.58)로 ‘이들은 자기가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면 동료나 친구, 혹은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얘기를 해주는 전문가’(p.58)다. 이노베이터와 얼리 어답터가 스니저가 아니라면 리마커블한 제품은 널리 퍼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헌데, 저자가 말하는 ‘리마커블’이라는 건 어떤 기준에서일까. 모든 사람을 위한 제품이 아닌, 스니저가 될 수 있는 소수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리마커블한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것에는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휴대폰 시장에서 퍼플 카우가 떠났다’고 말하는 것이나 ‘나의 그리스식 웨딩’이 성공적인 퍼플 카우라고 하는 사실이 그 근거가 된다니 미덥잖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전환을 위해, 새로운 발상을 위해 하나의 자극제로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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