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저 | 창비)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 하나의 세상을 읽는 것이다… 라고 한다면, 성석제의 소설만큼 그에 잘 어울리는 작품도 드물겠다. 하나의 단편 속에서 한 인물의 삶을 그렇게 즐겁게, 기가 막히도록 멋들어지게 그려낸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다. 일단은, 그의 작품 속으로 빠져들어 몇 시간을 시계 한 번 보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이 그렇고, 한 작품을 다 읽고 났을 때, 한 인물에 대해 그토록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이 그렇다. 글재주 뛰어난 한 작가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역시 즐겁기 짝이 없다. 혹자는 그의 작품이 너무 재미를 추구해 의도적 말잔치가 심하다는 얘기도 하지만, 그러면 어떠랴. 그 흔한 후일담이라든지, 불륜, 2, 30대 여성의 소소한 일상을 그린 이야기..
2002. 9. 1.
장밋빛 인생
장밋빛 인생 : 2002년 제2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정미경 지음, 민음사) 광고, 헬스, 요리, 메이크업... 사랑하는 여자의 자살...이런 몇 가지 코드때문에 무척 젊고 가벼운 이야기로, 빠르게 읽어낼 수 있을거라 믿었다. 그리고, 과연 그랬다. 아래에서 어떤 독자가 쓴 후기대로, 20대가 쓴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할 정도로. '장미빛 인생'이라는 제목 마저도, 처음 보았을 땐 오래전 유행했던 감미로운 샹송, 혹은 쓸쓸한 대학로 카페를 연상시키던 것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는 어설프게도, 그저 반어법을 위해서 가장 흔한 이름을 붙여 놓은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특별히 잘못된 것은 없는데, 왜일까? 뭔가 대단한 메시지가 책 끝머리에 나오지 않을까, 하는 혼자만의 기대때문일까? 주인공 남자가..
2002.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