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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오스터13

왜 쓰는가? 왜 쓰는가? 폴 오스터 저/김석희 역 | 열린책들 | 원제 : Why Write? (1996) 폴 오스터의 책을 이것 저것 사려고 보니, 절판된 게 여러 권이다. 이 책 역시 품절이고, 다시 나오게 될 지 어떨지 몰라 중고서점을 뒤져, 책 상태가 '새책'이라는 걸 보고 주문했다. 내가 찾을 당시에는 주요 중고서점 중 오직 한 군데에 딱 한 권만 있어, 서둘러 주문. 확실히 '새책'이 왔다. 운 좋게도. 100페이지 남짓한 분량인데도 열린 책들에서 주로 하는 사철 방식 제본의 양장본(하드 커버)이다. 짧은 글들을 모아 놓은 에세이집으로, 너무 짧고 싱거워서 실망할수도 있지만, 폴 오스터 특유의 이야기거리가 즐겁게 읽힌다. 짧은 에피소드 중에 폴 오스터가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대단한 내용은 아니다)에 대한.. 2012. 7. 8.
달의 궁전 달의 궁전 폴 오스터 저/황보석 역 | 열린책들 450페이지의 묵직한 책이지만 읽다 보면 책 무게만큼의 시간이 느껴지지 않는다. 스스로의 삶을 극단으로 몰고 간 세 남자의 이야기가 놀랍고, 환상적이고, 흥미롭다. M.S. 포그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채로 자라다가,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죽은 후에는 외삼촌과 함께 지낸다. 외삼촌마저 객지에서 사망하자 그는 가난의 극한을 경험하는데, 키티 우라는 중국계 여성 덕분에 다시금 의욕을 찾고, 여든이 넘은 토마스 에핑(줄리안 바버였던 사나이)의 말벗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괴팍한 장님 노인 에핑은 일찍이 줄리안 바버였던 시절에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그 사건을 계기로 동굴에 처박혀 살다가 다시 세상에 나와 다른 사람으로 살아간다. 며칠에 걸쳐 자신의.. 2012. 7. 2.
신탁의 밤 신탁의 밤 폴 오스터 저/황보석 역 | 열린책들 | 원제 : Oracle Night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있는, 마트료시카 같은 소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주인공 시드니 오언은 사고를 당해 넉 달을 누워있다 죽지 않고 살아난 후, 한 문방구점에서 포르투갈산 푸른 노트를 구입하고 거기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소설 속 주인공은 닉 보언이라는 남자이고, 그는 우연찮은 한 사건을 계기로 홀연히 다른 도시로 떠나는데, 그가 손에 쥔 것이 "신탁의 밤"이라는 소설 원고다. "신탁의 밤"은 전쟁 중에 눈이 먼 영국군 대위가 주인공이고, 영국 대위는 눈이 먼 대신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시드니 오언은 닉 보언의 이야기와 영국군 대위 이야기를 쓰면서 돈벌이를 위해 영화시나리.. 2012. 6. 24.
브루클린 풍자극 브루클린 풍자극 The Brooklyn Follies (2005) 폴 오스터 지음 | 열린책들 전직 보험 회사 직원 네이선은 ‘조용히 죽을 만한 장소’로 추천 받은 브루클린에서 뜰이 딸린 방 두 개짜리 저층 아파트를 세낸다. 그는 ‘서글프고도 우스꽝스러운’ 삶을 조용하게 마감하고 싶었다. 이 50대 후반의 이혼남 앞에 이토록 번잡한 상황과 사연많은 사람들이 연이어 나타날 줄을 누가 알았겠나. 아니, 사실 인생이 이렇게 사건의 연속이고 우연과 감동으로 이어지는 법이라는 걸 그는 왜 잊고 살았을까. 아내와 딸에게서 버림받고 브루클린 생활을 시작한 네이선은 동네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열정적 동성애자’ 해리 브라이트먼을 알게 된다. 그는 실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낸 사람이다. 그리고 곧 해리의 헌책방에서 일하.. 2011. 9. 15.
타자기를 치켜세움 타자기를 치켜세움 폴 오스터 저/황보석 역 | 열린책들 | 원제 : The Story of My Typewriter (2002) 분명 폴 오스터 특유의 감성이 스며들어 있어 즐겁게 읽히지만, 왠지 싱거운 느낌의 책이다. 폴 오스터의 글보다 샘 메서라는 아티스트의 그림 비중이 더 크기 때문인데, 석장 중 한 장은 타자기를 대상으로 한 유화와 스케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탐나는 건 ‘타자기’라는 추억 속의 기계가 폴 오스터에게 주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워드 프로세서의 보급으로 타자기의 종말이 올 것을 염려해 타자기 리본을 수십 개 주문한 그의 행동에 웃음이 난다. 하긴, 폴 오스터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린 시절 친구 집에서 본 타자기가 어찌나 멋져 보이던지, 어른이 되면 꼭 타자기를 사리라 생각한.. 2004. 2. 7.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폴 오스터 저 | 열린책들) ‘조이럭 클럽’의 감독 웨인 왕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뉴욕 타임즈를 읽다가 폴 오스터의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라는 글을 발견하고 감동하여 영화로 만들 것을 결심한다. 가장 뉴욕적인 감성을 가진 작가라 불리는 폴 오스터는 등 여러 편의 소설, 에세이, 시나리오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마니아 그룹을 형성시켰다. 그의 책은 조용한 밤, 휴가지, 또는 지리한 일상 등 언제 어느 때고 함께 하고 싶은 마력을 갖고 있다. 재치있고, 거칠면서도 따뜻한, 살아서 펄펄뛰는 감성 때문. 이 책은 웨인 왕 감독이 폴 오스터의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발견하기까지의 스토리, 영화 "스모크" 제작 과정에 대한 폴과 아네트(컬럼비아 대학 영화학과장)의 인터.. 2001.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