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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사4

욕망해도 괜찮아 욕망해도 괜찮아 김두식 저 | 창비 김두식의 책은 처음인데, "불멸의 신성가족" "불편해도 괜찮아" 등을 쓴, 나름 유명한 필자인 모양이다. 저자 자신은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과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을 들켜서는 안 된다는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듣보잡' 저자라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어느 정도의 인지도가 있음을 지속적으로, 은근히 자랑하고 있다. "색(色)과 계(戒)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심한 아저씨"인 저자는 지금까지 ‘계(戒)’의 세계를 지켜왔지만, 생각해보면 ‘색(色)’을 욕망했어도 좋았겠다고 말한다. 저자 가족의 역사를 살펴보니, 저자 자신은 '과도한 규범성'을 갖게 될 수밖에 없고, '도덕적 감시자'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긴 하지만, 사실 '욕망하는 것'이 그리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2012. 7. 6.
두근두근 내 인생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저 | 창비 남다른 재능을 가진 젊은 작가 김애란의 장편소설이다. 스물 다섯에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하고, 단편소설집 “달려라 아비”와 “침이 고인다”를 내 놓은 후,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을 써서 ‘역시 김애란’이란 소리를 듣고 있는 작가. “소설을 쓰는 데 배움이나 경험이 반드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라는 삼십 대 초반의 작가는, 그래서인지 조로증에 걸린 열일곱 소년 이야기를 잘도 써냈다. 1급 신체 장애인으로, 암투병을 하다 돌아가신 고 장영희 교수는 어느 잡지에 ‘천형天刑같은 삶’이라는 자신의 인터뷰 기사 제목을 보고 불쾌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토록 파워풀한 그녀의 삶에 왜 그리 괴상한 단어를 붙였나? 이 소설 속 한아름 소년의 삶도 마찬가지다. 그의 .. 2012. 4. 5.
Double 더블 Double 더블: side A, side B 박민규 저 | 창비 소설가 박민규의 단편집이다. 추억의 LP판을 모티브로 하여 두 권을 세트로 출간하면서 1권, 2권이나 상, 하가 아니라 sideA, sideB로 이름붙였다. 크기는 보통의 책 크기지만, 특이하게 정사각형의 판형으로 제작했다. 그것 말고는 그냥 보통의 단편집이다(책에서 노래가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고!).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작가 박민규가 "카스테라" 이후 발표한 작품들을 모은것이고, 작가의 유우머와 재치, 기발한 SF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단편집이다. 박민규의 팬이라면 뭐 당연히 읽어야 할 것이고. - 이렇게 오랜만에 나오셨다니! 이번 작품집에서는, 직장생활만 열심히 하다가 쓸쓸해져버린 중년 남자, 또는 은퇴 이후 황혼의 유감.. 2011. 12. 6.
도가니 도가니 공지영 지음 | 창비 사업 실패 후 육개월을 실업자로 지낸 강인호는 아내의 동창의 친척이 운영한다는 특수학교 자애학원의 기간제교사로 일하기 위해 무진시(霧津市)로 내려가고, 그곳에서의 첫 날, ‘조카애의 친구 남편이라’ 큰 거 한 장 대신 작은 거 다섯장만 준비하라는 행정실장의 말에 ‘붉은 피가 순식간에 확 몰려들었’(p.27)지만, 자신만을 바라보는 가족_아내와 딸_을 생각하며 일단은 어쩔 수 없이 그 곳에 남아있기로 한다. 안개 자욱한 도시 무진시는 생전 처음 방문한 도시였고, 아는 사람이라곤 이혼 후 두 아이를 데리고 무진시에 정착한 대학 일 년 선배 서유진 뿐이었다. 자애학원에서의 첫 날 저녁, 학교 화장실에서 나는 이상한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강인호는 꺼림칙한 생각이 들었고, 며칠을 지낸 .. 2011.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