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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6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장정일의 독서일기 8 장정일 저 | 마티 장정일의 독서일기 여덟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독서일기가 18년 전(1994년)에 나왔고, 작년(2011년)에 아홉 번째 독서일기가 출간되었으니, 매년 한 권씩 독서일기 책을 내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에는 좀 못 미치지만, 그래도 2년에 한 번씩은 나오는 셈이다. 이번 여덟 번째 독서일기는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늘 그렇듯이 작가가 읽은 책에 대한 독후감을 쓴 것이고, 어떤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읽다가 마음에 들어 소장하고 싶으면 서점에서 구입하기도 하며, 헌책방에서 구하기도 하고, 그러다 책이 많아지면 남을 주거나 버리는 것에 대한, ‘애서가’ 장정일의 생활에 대해 쓴 것이다. ‘책’에 대한 책.. 2012. 6. 21.
고르비 전당포 고르비 전당포 (장정일 저 | 랜덤하우스코리아) '한 우물을 파지 못하고 이런저런 장르를 집적거리는 바람둥이같은 작가가 되고 말았다'는 장정일이 '끝내 순정과 열정을 바치고 싶은 데'가 있다며 고백한 것은 '희곡'이라는 장르다. '지금까지 내가 쓴 소설들을 희곡이나 시나리오로 각색하고 또 희곡들을 소설로 재창작하는 작업을 통해 소설 · 희곡 · 시나리오의 특성을 여실히 간파'했고, "희곡을 쓸 때 의식해야 하는 여러 가지 극작 규칙과 제약은, 쓸 때는 힘들지만 어느 순간의 극적 폭발을 통해 노고를 보상받게 해 준다"(p.271)고 쓴 것처럼 수줍음과 오만함을 동시에 지닌 그의 글은, 특히 '희곡집'에서 더 빛날 거라는 기대로 구입해버렸다. "긴 여행"이 나온 지 십 년이 넘어서 출간된 그의 이 두 번째 .. 2007. 12. 16.
생각 : 장정일 단상 생각 : 장정일 단상 (장정일 저 | 행복한책읽기) 반가운 책이 나왔다. 장정일의 단상. 이처럼 기가 막히게 재미있는 글을 읽은 게 얼마만인지. 일단 "그래, 나 이런 사람이다, 어쩔래"라고 선언해버리고 나면, 뭐든 쉬워지는 법이다. 실컷 까부순 후 “아무 뜻도 없어요”라고 제목을 떡하니 붙여버렸으니, 글을 읽고 발끈하거나 시비 거는 사람이 무안할 지경이겠다. 지능적으로 슬그머니 발을 빼는 것일까, 정말 “나 별 뜻 없거든” –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일까. 센스 만점이다. 훔칠 것도 없는 집에 들어온 도둑을 쫓아서 팬티 바람으로 뛰어가다가 후회하는 것이나, 술김에 분기탱천하여 “야, 씹새끼야, 너 깡패지”라고 외쳐대는 것이나, 대구에 온 부천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1만 원 이상 주고 볼 생각이 없어.. 2005. 1. 29.
장정일 삼국지 장정일 삼국지 (장정일 글 ㅣ 김영사) 드디어 소설 삼국지 대한민국 남자들은 이상하리만치 삼국지에 열광하고 삼국지를 편식하는 삼국지 콤플렉스를 갖고 있단다. 어느 패션지 피처 에디터가 쓴 “내 남자친구의 삼국지 강박증”이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사실 삼국지 강박증으로 치자면 대한민국 여자들도 만만치 않은 듯 싶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도 흥미진진하다는 소설 삼국지, 왜 나는 그게 재미없는 것일까? 기존에 나온 삼국지를 몇 번 뒤적여보긴 했지만,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만화 삼국지까지 모셔다 놓고 읽으려 했다. 역시 난해하다(이제 와서 알게 된 거지만, 그 많은 분량을 줄여놓은 만화 삼국지가 재미있을 리가 없다. 차 떼고 포 떼고 왕만 남은 격. 같은 이유로 ‘한 권에 읽는…’ 식의 삼국지 역시 .. 2005. 1. 16.
장정일의 독서일기 5 장정일의 독서일기 5 (장정일 저 | 범우사) 작가라는 직업 덕분에 하루종일, 매일매일 책을 읽어도 좋은 그가 부러울 따름이다. 진작에 나온 그의 책 속에서, 공무원이 되어 퇴근하자마자 침대에 누워 책을 읽으며 사는 것이 꿈이라 말했던 것처럼, 그는 (그 이상으로 더 많이) 책과 더불어 살아간다. 그러나 그것이 아주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그의 책 일기에는 감동과 즐거움보다는 비판과 꼬임이 더 많이 등장하기 때문. 1993년 장정일의 독서일기 첫번째 작품이 나온 이래 매년 꼭꼭 한 권씩 책이 나왔다. 이번 작품은 1998년 5월 일기 이후 거의 4년 만에 나온 것. 그래서 더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5는 이전 것들보다 좀 더 지루하다. 읽은 책들도 이전보다 더 많이 생소하.. 2002. 2. 11.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 (장정일 등저 | 행복한책읽기) 내가 장정일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첫째, 그의 글이 시(詩)건 소설이건 희곡이건 수필, 또는 에세이건 간에 내용이 재미있어 읽기에 즐겁기 때문이고, 둘째, 세상 만사를 향하여 때론 반어적이고, 때론 순진하게 몸사리기도 하며, 때론 확고부동한 자세로 분노하는 그의 주장에 절로 맞장구를 치게 되기 때문이며, 셋째, 그의 문장은 그 자체가 길기도 하거니와 단락이 잘 나뉘지 않아 언뜻 보기에 지리하게 느껴지지만, 아무리 길어도 처음과 끝이 똑 떨어져 물 흐르듯이 읽히기 때문이다. ‘거짓말 사건’ 이후 그가 절필을 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도 했지만, 글을 쓰지 않고는 살 수 없을 거라는 걸 믿었고, 또, 그를 아끼는 많은 문인들에 의해 어떤 형태로든 책이 .. 2001.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