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는 되어 있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저 | 소담출판사) “단편집이긴 하지만 온갖 과자를 섞어놓은 과자 상자가 아니라, 사탕 한 주머니입니다. 색깔이나 맛은 달라도, 성분은 같고 크기도 모양도 비슷비슷합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단편집에 실린 열 두 편 소설은 느낌이 아주 비슷하고, 주인공들은 모두 조금씩 닮아 있다. ‘만남의 시기가 끝나’버린 사람들, 사랑을 잃어버리거나, 상처를 받은 사람들, 무언가 감정적으로 결여된 상태, 하지만 발버둥 치지도, 발악을 하지도, 미련이나 집착에 사로 잡히지도 않는다. 단지 ‘울 준비는 되어 있’을 뿐. 이 소설이 왜 인기가 있는 것일까. “냉정과 열정사이”의 여파? 아니, 그것과는 또 다른 뭔가가 있다. 주인공은 대부분 결혼을 했고, 삼십 대, 혹은 사십 대 인..
2004.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