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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노통브9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아멜리 노통브 (지은이) | 전미연 (옮긴이) | 문학세계사 | 2002-02-15 | 원제 Me'taphysique des Tubes 세 살 어린아이가 보는 세상 이야기다. 물론 보통의 세 살 아이는 아니다. 갓난아이 때는 울지도, 먹지도, 말하지도 않아, ‘식물인간’이라 진단받았지만, 이때도 스스로를 “시선이 없는 것만 빼면, 외형상 정상”(p15)인 아이이고, 사실 신(GOD)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특별난 아이였다. 파이프, 파이프는 무기력 자체였다. 기후의 변화, 일몰, 일상에서 벌어지는 숱한 자질구레한 반란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침묵의 거대한 신비들, 그 어떤 것도 파이프에게 충격을 주지 못했다. (p.13) 파이프의 형이상학이 있다. 슬라보미르 므르체크가 파이프를 .. 2014. 8. 10.
공격 공격 아멜리 노통브 저/김민정 역 | 열린책들 | 원제 : Attentat 아멜리 노통브 특유의 재치와 독특함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상당히 유치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남자주인공인 에피판의 수다와 어린아이같은 자기 방어적, 독단적 태도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노트르담의 꼽추"의 현대판인 것처럼, 혐오스러울 정도로 못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배우가 등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성격은 좀 다르다. 결말도 의외다. 못생긴 남자 에피판은 거만하기 짝이 없고, 심지어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아름다운 여자 에텔에게 공격을 가하기까지 한다. 무슨 의무로 에텔은 에피판의 마음을 받아줘야 하며, 무슨 권리로 에피판은 그녀의 사랑을 요구하는가? 아멜리 노통브의 다른 작품 "머큐리"도 이.. 2012. 10. 25.
머큐리 머큐리 (원제 : Mecure) 아멜리 노통브 지음 | 열린책들 "노트르담의 꼽추"나 "미녀와 야수"의 두 주인공처럼, 늙고 못생긴 외모의 남자와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주인공인 설정이지만, 이 소설에서는 해결사(내지는 방해자) 역할을 하는 간호사 프랑소와즈가 등장하여 중요한 몫을 하고, 미녀는 스스로가 미녀인 줄을 모른 채, 수년 째 거울 한 번 안보면서, 오히려 자신이 혐오스러운 외모를 가진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기묘한 광경이 펼쳐진다. 아멜리 노통브 특유의 수다와 범상치 않은 상황 설정, 예상치 못한 결말, 그리고 짧은 분량 덕에 빨리, 잘 읽히는 소설이다. 2011. 2. 13.
불쏘시개 불쏘시개 | 원제 Les Combustibles (아멜리 노통브 지음 | 열린책들) '어떤 책을 가장 먼저 태울것인가'의 문제 전쟁이 일어나고, 고립된 방 안은 냉기로 가득찼다. '책이 한 가득 꽂혀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서가'와 나무 의자, 무쇠 난로만 남아있고, 세 명의 등장인물이 무대를 오간다. 침대와 책상, 안락 의자는 모두 불쏘시개로 사용했고, 이제 남은 땔감이라곤 냉기를 달래줄 의자와 벽면을 채우고 있는 책들. '무인도에 어떤 책을 가져갈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책을 가장 먼저 태울 것인가'의 문제가 남았다. 이 책은 '가장 아멜리답지 않은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다. 어차피 그녀의 소설은 대화 투성이고, 이 희곡 역시 마찬가지. 다른 몇몇 소설과 마.. 2008. 3. 31.
살인자의 건강법 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 지음 ㅣ 문학세계사) “살인자의 건강법”은 연극 무대를 떠올리게 한다. 등장인물은 총 6명. 늙고 비만한 소설가 프레텍스타 타슈와 5명의 기자만 있으면 된다. 기자 중 먼저 등장하는 4명은 동일인물이 맡아도 상관 없고. 무대에는 단 두 사람만 등장하면 될 것이다. 두 사람의 속사포 같은 대화에 빠져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감동적인 연극이 될 것이다. 주인공 프레텍스타 타슈는 엘젠바이베르플라츠 증후군(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병이다)에 걸려 두 달 후면 죽게된다는 80대 노인으로, 스물 두 권의 책을 내고,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한 바 있는 문학계 거장이다. 그의 사망 선고가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인터뷰를 하기 위해 몰려들고, 매니저에 의해 선발된 몇 명의 기자가 .. 2006. 1. 4.
앙테크리스타 앙테크리스타 (아멜리 노통브 지음 ㅣ 문학세계사)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아멜리 노통의 소설에 늘 등장하는 ‘적’과 ‘나’의 관계는 “앙테크리스타”에서도 나타나 여전히 풀기 힘든 메시지를 던져준다. 열 여섯 소녀들을 통해 전개되는 사건. 쉽고 재밌게, 술술 잘 읽히기 때문에 급하게 읽다가 결국은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 주의를 기울이자.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닌 ‘나’(결코 ‘선’이라고는 할 수 없는)와 적(‘악’으로 볼 수 있다)의 대립으로 시작하는 그녀의 소설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래, 이런 몹쓸 인간이 있지”하는 공감을 선사하지만, 절정으로 치닫게 되면 “하지만, 이렇게까지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소심하고 고독한 블랑슈와 매력적이지만 거짓으로 무장한 앙테크리스타의 .. 2005. 9. 9.
로베르 인명사전 로베르 인명사전 : 나를 죽인 자의 일생에 관한 책 (아멜리 노통 저 | 문학세계사) 자신의 재능을 그토록 신뢰하는 작가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것일까? 그 인격이나 사생활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겠으니, 부디 그 재능이 평생토록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자신감이 넘치는 이 젊은 작가는 “로베르 인명사전”에선 자신의 실명을 포함시켰다. 그 재기 발랄함에 찬사를 던지는 바이다. 그녀의 작품은 ‘노통표’라는 꼬리를 달고 ‘참신함’과 ‘기발함’ ‘의외성’이라는 일관성 있는 특징을 보여준다. 그녀의 소설들은 대부분 짧은 분량이지만 소재가 다양하고 이야기가 빨리 전개되어 전체적으로 보면 상당히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작가인데, 아직 붐이 일어나지 않은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2004.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