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소설

브리다

by mariannne 2015. 9. 28.



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지은이) | 문학동네 | 2010년 | 원제 Brida (1990년) 


작가가 순례길에 만난 한 여성의 얘기다. 아일랜드에서 로마로 순례한 그녀의 이름은 브리다(Brida). 더블린에 사는 스물 한 살의 브리다는 대학에 다니며 회사에서 비서 일로 돈을 벌고 있다. 물리학과 조교인 남자친구와 문제 없이 지내는 평범한 젊은이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영靈과 마법에 관심이 있다는 것인데, 알고 보니 '영을 분별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 능력은, 신비로운 힘을 배우고 싶어 마법사를 찾아가고, 신비주의 서적을 파는 서점을 들락거리다 서점 주인의 소개로 시내에 사는 마녀를 만나면서 알게 된 것이다. 


최면인지, 주술인지, 환영인지, 달의 전승이라는 것인지, 마녀와 하는 어떤 의식이라고 해야할 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브리다는 마녀 위카를 통해 전생 체험도 하고, 자신의 재능을, 말하자면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게 된다. 자아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소울메이트'를 찾아가고 있기도 하다. 


마녀 위카는 존재 이유에 대한 해답을 아는 유일한 사람들이 '태양 전승과 달 전승을 아는 이들'이라 말하는데, 역시나 그 해답은 바로 '모르겠다'라는 것이다. 왜 하필 마녀일까? 동정녀 마리아에게 기도하는 마녀들이라니. 이 모든 것을 더 잘 알기 위해 작가의 다른 작품인 "포르토벨로의 마녀"를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 속 구절: 


[...] 전승에는 다음과 같은 작자 미상의 글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자기의 삶에서 두 가지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건물을 세우거나, 혹은 정원을 일구거나. 건물을 세우는 사람들은 그 일에 몇 년이라는 세월을 바치기도 하지만, 결국 언젠가는 그 일을 끝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일을 마치는 순간, 그는 자신이 쌓아올린 벽 안에 갇히게 됩니다. 건물을 세우는 일이 끝나면, 그 삶은 의미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원을 일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몰아치는 폭풍우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계절에 맞서 늘 고생하고 쉴 틈이 없습니다. 하지만 건물과는 달리 정원은 결코 성장을 멈추지 않습니다. 또한 정원은 그것을 일구는 사람의 관심을 요구하는 동시에 그의 삶에 위대한 모험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정원을 일구는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봅니다.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식물 한 포기 한 포기의 역사 속에 온 세상의 성장이 깃들어 있음을. (p.16~17)  






'[리뷰]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녕, 내 모든 것  (1) 2015.10.21
64  (0) 2015.10.18
교통경찰의 밤  (0) 2015.09.28
함께 있을 수 있다면  (0) 2015.09.12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0) 2014.08.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