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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물·자기계발

완벽한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브루니

by mariannne 2010. 7. 11.

완벽한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브루니 
키아라 제미올리 지음 | 디자인이음 | 2010-05-24

이탈리아인 부모의 영향으로 '태생이 좌파’라는 카를라 브루니는 2007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 유세기간에 사회당 후보인 세골렌 루아얄을 지지했다. 하지만 그 몇 달 후, 자신이 지지했던 세골렌 루아얄의 경쟁자이자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의 후보로 프랑스 공화국의 제23대 대통령이 된 니콜라스 사르코지를 만나  영화처럼 첫 눈에 반하고, 곧 결혼하게 된다. 니콜라스 사르코지는 임기 중 이혼한 프랑스 첫 번째 대통령이자, (1931년 가스통 두메르그 대통령 이후) 엘리제 궁에서 결혼한 두 번째 대통령이 되었고, 이 흥미로운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 카를라는 '모든 남성의 로망이자 모든 여성의 적'으로 수많은 스캔들을 뒤로 한 채 영부인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면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운운할 정도의 '문란한 사건’이겠지만, 프랑스에서는 오히려 이 미모의 영부인의 인기로 인해 대통령의 호감도가 급상승했다나?

이 책은 카를라 브루니 부富의 원천인 할아버지로부터 아버지, 브루니 가문과 상관 없는 친아버지, 카를라의 어린 시절과 성공적인 모델 생활, 가수로의 변신, 남성 편력, 그리고 니콜라스 사르코지를 만나 결혼하고 프랑스의 퍼스트 레이디가 된 지금까지의 일들을 전기 형식으로 쓴 것이다. 책의 전반에 걸쳐 카를라의 미모와 교양, 다방면에의 지적 호기심, 성공을 향한 노력과 긍정적 태도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는데, 사실 그보다 흥미로운 건 20페이지 남짓한 그녀의 ‘염문’에 관한 사실들이다. 왜냐? 상대가 너무나 유명한 사람들인데다가 아버지와 아들을 넘나드는 자유분방한 스캔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에릭 클랩튼, 롤링스톤즈의 믹 재거와 사귀었고, 프랑스 배우 뱅상 페레, 헐리우드 스타 케빈 코스트너, 심지어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도 염문을 일으켰으며(도대체 왜!), 결정적으로는 프랑스의 석학 장-폴 앙토방과 사귀던 중 그의 아들 라파엘과 사랑에 빠져 이미 결혼한 지 5년이나 된 라파엘을 유혹해 결혼한 후 아들을 낳았다는 것이다(라파엘의 아내 쥐스틴은 이 일 이후 “심각하지 않아Rien de grace’라는 자전적 소설을 써, 카를라를 ‘악의 화신’으로 묘사했다).

책의 마지막에는 ‘스캔들의 여왕이었던 아름다운 이탈리아 여성이 이제 완벽한 퍼스트레이디로 변신한 것’(p.246)이라는 말이 적혀 있다. ‘완벽한 퍼스트레이디’라는 평가는 아직 이르다. 다만 다이애나 비나 재클린 캐네디를 연상시키는 우아한 외모로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인기까지 끌게 되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는데 앞으로 그녀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될 지는 모르겠다. 십 년 후쯤 나올지도 모르는 카를라의 자서전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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