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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120% Coool

by mariannne 2009. 3. 30.

120% Coool (야마다 에이미 지음 | 민음사)

"120% Coool" 이라니... 이렇게 가벼운 제목이 있을까 싶지만, 이렇게 잘 어울리는 제목도 없겠다. 이 책에 나오는 아홉가지의 사랑은 쿨하다 못해 건조해서 말라 비틀어질 지경이다. 책 속 등장인물들의 "아무렴 어때, 개의치 않아"의 수준을 이해하고, 공감하기에 이르면, 독자는 문득 자신의 이런 '쿨에 대한 공감'을 이해해 줄 이성이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런 사람만 있으면, 일생이 심심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단편 소설 하나에, 하나의 세상을 담은 진지한 소설이다. 물론 쿨하기도 하고.  

책 속 구절 :
우리는 늘 아무 의미도 없는 그런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야말로 아무 소용이 없는 것만으로. 허드슨 강과 이스트 강이 풍기는 뉘앙스의 차이를 하나하나 적어 보기도 하고,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것은 뭔지 토론하기도 하고, 어느 때는 속물근성을 죽이는 방법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은 무엇이 자신을 지배하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를 들어 아주 쿨한 놈이 있다고 해. 어느 모로 보나 완벽하게 쿨한 놈이야. 그런 것을 100퍼센트 쿨이라고 하자."
"100퍼센트 쿨?"
"응. 그놈은 그냥 그대로 쿨해. 그렇지만 그런 쿨은 그놈의 몸 크기에 지나지 않아. 그 크기를 넘어섰을 때, 쿨이 인간을 지배하는 거야. 나는 120퍼센트 쿨에 지배당하고 싶어."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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