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소설

연애 소설

by mariannne 2008. 5. 10.

연애 소설 | 원제 對話篇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 북폴리오)

특별한 연애 소설 세 편

"레벌루션 No.3" "GO"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작가 가네시로 카즈키의 단편 소설집. 재일교포인 탓에 '일본 사회에서 차별과 정체성의 위기를 느꼈다'는 저자는, '내 또래 재일한국인에게 중요한 것은 국적도, 민족도 아닌 연애'라고 말하며 세 편의 연애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에 실린 '연애 소설'은 모두 '보통 연애' 이상의 진지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사실 그건 국적과 나이를 불문한, 일생에서 누구나 한 번쯤 간직하고 싶은 비밀스러운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표제작인 "연애 소설"은,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왠지 담담하게 받아들여지며, "영원의 환"은 '연애 소설'이라기 보다는 '환상 소설'에 가깝다. 마지막에 수록된 "꽃"은 "파이란"같은 '최루催淚 소설'.

책 속 구절 :
가끔 나는 그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내 어릴 적, 처음으로 좋아했던 그녀가 떠오르고, 조금은 슬퍼진다. 그녀는 내가 살아가는 싱거운 시간의 흐름에 묻혀 점차 그 모습이 멀어졌다. 손을 뻗어도 이제는 닿지 않을 장소로. 언젠가 그녀의 얼굴 생김은커녕 윤곽조차 희미한 날이 올 것이다.
내게 누군가를 죽일 힘은 없다.
그러나.
나는 지금, 분명하게 생각한다.
언젠가, 내게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 되리라고. 그리고 그 사람을 살아있게 하기 위해서, 그 손을 절대 놓지 않으리라고. 그렇다, 설사 사자가 덮친다 해도.
결국은 소중한 사람의 손을 찾아 그 손을 꼭 잡고 있기 위해서, 오직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이 싱겁게 흘러가는 시간을 그럭저럭 살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요? (p.58~59)

'[리뷰]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미야 형제  (0) 2008.06.09
낭만적 사랑과 사회  (0) 2008.05.24
캐러멜 팝콘  (0) 2008.05.07
스타일  (0) 2008.04.20
내 인생, 니가 알아?  (0) 2008.04.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