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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사랑의 경제학

by mariannne 2007. 5. 13.


사랑의 경제학
(하노 벡 저 | 더난출판사)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지도 모르는 책

일상의 경제학”에 이어 ‘경제학 관점으로 세상보기’에 관해 쓴 또 하나의 책이다. 저자 하노 벡은 일상의 여러가지 일들에 있어 ‘최상의 무엇을 위한 결단’을 하는 것이 ‘경제학’적인 것이며 ‘사랑’에 있어서도 예외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했다. 읽다 보면 예로 든 상황을 너무 단순화시켜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내용도 많고, 중간 중간 내린 결론의 근거들이 명확치 않아(‘이러이러한 통계가 있다’, 식의 문장 처리) 거슬리기도 하지만, 경제학’ 관점에서 더 ‘행복’하고 ‘보람찬’ 선택을 하자는 취지로 보자면 유용한 책이다.

‘시내에 있는 백화점 내의 한 점포로 가서 그곳 소유주와 앞으로 다시는 다른 곳에서 물건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어리석은 계약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고 있는 ‘혼인서약’과 같은 맥락이다. ‘경쟁’을 사랑하는 경제학자들로서는 이러한 합의가 ‘지금의 파트너보다 더 나은 것을 제공해줄지도 모를 또 다른 잠재적인 파트너들이 나타나도 그들을 포기해야 함을 의미’(p.160)한다. 이에 동의하는가? 그렇다면 왜 사람들이 ‘분명 미친 짓’이라 여겨지는 ‘결혼’을 하는 것인지, 이 책에서 약간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 미혼과 기혼 중 누가 더 행복감이 클까?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결혼이 행복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일수록 결혼 빈도가 더 높다는 사실’(p.200)이다. 미혼의 20대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훗날 결혼하게 될 사람들의 행복감이 결혼을 하지 않게 될 사람들의 행복감보다 더 높게 나타난 것’인데, 확실한 증명이라기 보다는 ‘암시’에 가깝지만, ‘행복’한 사람은 결혼을 해도 행복하고, 결혼을 안 해도 행복하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경제학적인 관점의 ‘상대의 선택’에서부터, ‘결혼시장에서의 주도권’, ‘천생연분 찾기’, ‘행복한 결혼 생활’과 ‘이혼’까지 설명하고 있다. 내용은 쉽게 재미있어 잘 읽히지만, 경제학 책도 아니고, 남녀 관계에 관한 책도 아니라서 그 어느 쪽을 기대한 사람이라도 만족스럽지 않을 것 같다. 


책 속 구절 :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많은 정황들이 비슷한 부류끼리 결합하는 편이 낫다는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파트너들 간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전문적인 분업을 통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기술적인 발달을 감안할 때 전문적 분업을 통한 이익이 더 이상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못하게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예컨대 집안일을 극도로 싫어하는 두 사람이 결합했다고 생각해보자. 분업 측면에서 보면 별로 유익할 일이 없겠지만, 이런 종류의 단점이라면 두 사람이 함께 일을 하는 대신 가사 도우미를 고용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모르긴 해도 전문적인 분업을 통한 이익 창출보다는 조화와 신뢰 형성이 훨씬 더 중요하리라 여겨진다. 그리고 많은 정황들이 파트너가 서로 비슷할수록 조화와 신뢰 형성 작업이 더욱 원활하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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