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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만화

고독한 미식가

by mariannne 2010. 5. 9.

고독한 미식가 : 솔로 미식가의 도쿄 맛집 산책   
다니구치 지로 | 이숲 | 2010-04-01


원작자인 구스미 마사유키는 '하늘엔 구름이 낮게 깔렸고, 강바람이 빰을 스치는 으스스한 추위가 매서운, 정오가 조금 지난 오후'에 '낯선 식당의 미닫이문을 힘껏 밀치며 쾅! 하고 열어젖히는 방랑의 무사'(p.190)이고 싶지만, 실제로 '소심남'에 가깝기 때문에 혼자 식당에 들어갈 때에는 주저하며 문을 여는 사람이다. 특히 처음 가는 집일 경우는 더욱 조심스럽고, 이런 캐릭터는 이 만화의 주인공에게도 반영되어 있다.

'고독한 미식가'인 주인공은 외국에서 잡화를 수입하는 무역업자로, 적당한 점포 없이 돌아다니는 처지라 혼자 식사하는 경우가 많다. 식당에서 정찬을 먹든, 도시락을 사 들고 공원에 가든, 혹은 야근을 하며 편의점에서 이것 저것 사다 차려 놓고 먹든 '미식가'답게 맛의 조화를 생각하며 먹는 센스라니! 어떤 날은 돼지고기 볶음에 돈지루(된장국)와 가지 오신코, 어떤 날은 장어덮밥에 생두부껍질, 연어알 절임, 돌김, 장어 맑은 장국, 또 어떤 날은 혼자서 식당에 들어가 불고기, 갈비를 구워 먹고, 어떤 날은 에노시마 덮밥에 게 미소시루, 소라구이...   일본에서는 혼자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그래서인지 혼자 먹어도 참 잘 먹는다. 이 '침착한' 단편 만화를 읽다 보면, 마치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을 읽는 것 같다. "어, 이게 끝이야?"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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