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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당신에게, 파리

by mariannne 2023. 2. 1.

당신에게, 파리
목수정 저 | 꿈의지도 | 2016년 09월


중고서점에서 눈에 띄어 주저 없이 산 목수정의 책이다. 공원, 숲, 거리, 광장, 박물관, 극장, 상점, 음식점, 카페... 그가 10년 넘게 파리에 살며 가 본 도시의 구석구석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다른 여행 책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더 많은 경험과 진심이 담겨 있으니, 파리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여행 길잡이가 될 것이다. 

목수정은 파리를 좋아한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라긴 했지만, 스물 아홉에 스스로 선택한 땅이 프랑스이고, 파리는 좌파 성향의 그녀에게 잘 맞는 도시이기도 하다. 파리의 풍경은 '낭만적'이기도 하지만, '혁명을 하고, 때론 전쟁의 어리석음에 휘말리며, 파업을 벌이던 이 사람들이 그 뜨거운 사회적 투쟁의 결과물로 얻은 적나라한 자화상'(p.5)이라고 그녀는 기록했다. 

마지막은, 책을 쓰면서 겪은 2015년 11월 파리 테러에 관한 내용이다. 하룻밤에 130명의 사망자를 낸 동시다발적인 대형 태러 이후에도 파리 시민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한다면, 일어나리라. 그러나 우린 그때까지 우리의 삶을 즐기리라."면서 며칠 지나지 않아 공원, 영화관, 카페 테라스에서 다시금 평온한 하루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그리고 갑자기 헤밍웨이가 쓴 '파리는 날마다 축제(Paris est une fete)'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는 말을 전한다.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2016년 2월, 86퍼센트의 파리지앵들은 테러 전과 테러 후의 삶에 아무런 태도의 변화도 없었다고 답했다."(p.310)

파리 시민들은 북한 6차 핵실험에도 동요하지 않는 서울 시민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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