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만화44 황혼유성군 황혼유성군 (Kenshi Hirokane 글,그림 | 서울문화사) 일본 유명 은행의 지점장 모리모토. 가정보다는 직장에서의 성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몇 십년동안 앞만 보고 뛴 50대의 중년이다. 어느날, 간사한 이사로부터 명예 퇴직을 요구받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본 스위스 여행 광고에 맘이 동해 바쁜 가운데 일주일 휴가를 내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곳에서 기품 있는 중년 여성을 만나는데, 물론 그녀 역시 혼자 여행을 온 것. 요리에 일가견이 있고 독일어까지 구사하는 그녀는 외교관의 부인 정도로 짐작될 뿐이다. 둘은 어색한 헤어짐을 갖게 되고... 6개월 후. 거래처에 들른 모리모토는 구내 식당 주방에서 일하는 그녀와 마주친다. 시마과장, 시마부.. 2002. 5. 6. 행복한 백수 행복한 백수 (Jiro Hasukoda | 대원) 이 만화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첨에는 제목 때문에 집어들었고, 몇 장 슬쩍 넘겨보고는 '이런, 중학생들이나 읽는 엽기적인 만화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나중 탁구부'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읽다보니 좀 달랐다. 기본은 '엽기'다. 하지만 거기에 왠지 모를 슬픔과 감동이 있다. 읽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느낌. 이와 비슷한 만화가 어떤 게 있을까? 젊은 부부가 있다. 남편은 집 안에서 늘 옷을 홀랑 벗고 있다. 별 이유는 없다. 백수이며, 방바닥에서 뒹구는 게 취미고, 앞으로도 돈 벌 생각이 전혀 없다. 그는 부인이 아르바이트로 벌어다 주는 약간의 돈으로 먹고 살면서도 늘 큰소리 친다. 둘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옴니버스 식으로 실어놓았기 때문에.. 2002. 4. 16. 영원의 들판 영원의 들판 (Mieko Osaka | 대원) 16권짜리 만화를 10년 동안 그렸다니. 일단은 놀라고 볼 일이다. 10년 동안이나 그 만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나는 비록 이틀동안 열 여섯 권을 다 읽어버렸지만, 수 년 동안 책이 한 권씩 나올 때마다 목마르게 기다리는 독자들이 분명히 많았으리라 생각되는 작품이다. 애완 동물에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1권의 표지와 처음 몇 몇 장면을 훑어보고는 '강아지 이야기구나...'하며 흥미를 갖지 않았다. 그러다가 작가의 다른 작품인 '아름다운 시절'을 읽은 후, 당장 이 작품을 집어 들었다. 강아지에 대한 애정은 마치 짝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도 비슷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애정과 집착, 외로움과 몸짓 하나로.. 2002. 3. 3.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스완네집 쪽으로 - 콩브레 (스테판 외에 각색, 그림 / 마르셀 프루스트 저 | 열화당) 어른이 된 남자가, 달콤하고 부드러운 마들렌느 과자를 한 입 베어물었을 때, 어린 시절의 그리운 기억이 깨어났다는... 하나의 작은 에피소드로 시작하여 그토록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20세기 최고의 작품이라지만, 쉽게 읽어낼 수 없어 더더욱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기억되는 소설을 써 냈다는 마르셀 프루스트. 나 역시 도서관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을 빼어들고서는 몇날이나 팽개쳐 둔 후 다시 반납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만화로 나온 이 책이 더욱 반가웠으니... 프랑스에서 만화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대접을 받는 듯하다. 진지하게 잃어내야 할 소설이 만화화된다면, 보통은 어린 아이들을 .. 2002. 2. 28. 아름다운 시절 아름다운 시절 (Mieko Osaka | 대원) 직장 여성들이 볼 만한 몇 안되는 만화 중 하나인 반가운 작품! 다양한 소재의 일본 만화 중에서도 직장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손에 꼽을만한데(번역된 작품에 한해서 말이다), 'OL 진화론' 'OL 사랑전선' 'OL 비쥬얼족' '클로버' 등은 좋아하는 만화이긴 하나 '일'외의 다른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심각한 고민이 부족하다. 정도가 멋지게 일을 해내면서 사랑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직장여성을 그렸을까... 은 이런 갈증을 해소해 주는 뛰어난 만화. '피카피카'라는 10대 취향 연예월간지 기자인 키레이가 주인공이다. 그저 그런 가십을 다루는 기자가 아닌, 자신의 일에 신념을 갖고 몰두하는 여자. 반 동거상태의 멋진 남자친구도 있다. (사실 7권까지는 정말.. 2002. 2. 20. 마스터 키튼 마스터 키튼 (Urasawa Naoki | 대원) "몬스터"를 통해 알게된 우라사와 나오키의 옴니버스 장편 만화다. 주인공인 키튼에 대한 약간의 정보만 있다면 1~18권 중 어느것을 빼들어도 즐겁게 읽을 수 있어 좋은 책. 어머니는 영국인, 아버지는 일본인인 키튼. 보험조사원으로 일하면서 비현실적으로 다양한 사건과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위험한 고비를 백번은 넘기지만, 물론 늘 운좋게(어찌보면 당연히!) 살아남는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는 아직 완결이 되지 않아 약간은 지루한 감이 있고 끝없는 궁금증 때문에 짜증스러울 수도 있지만 "마스터키튼'은 다르다. 시간날 때마다 조금씩 갉아먹는다면 적어도 한 달은 즐거울 듯. 만화를 대충 넘기며 읽는 사람에게는 어렵고 지루할 지 모르지만, 꼭꼭 씹어먹는.. 2002. 2. 4. 걸 프렌즈 걸프렌즈 (Kazumi Yamashita | 대원) 이 책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작가의 다른 작품 을 들먹이지 않을 수가 없겠다. 특별한 캐릭터, 특별한 설정의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누구나 느끼는 인간 본연의 심리, 어쩔 수 없이 게으르고, 사악하지만 근본적으로 착하고 아름다운 심리를 잘 보여주는데... 를 재밌게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 역시 좋아하게 될 것 같다. 4편의 단편으로 되어있으며 주인공은 모두 '여성'이지만 소재와 주제는 여성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첫번째 작품인'하얀 꽃, 빨간 꽃'의 시작부분은 마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비슷하나 이 작품의 영웅은 일그러지지 않는다. '스미레'의 스미레 역시 소외받은 사람의 심리를 치료하는 우리들의 멋진 영웅. 독자들은 작품들의 주인공을 통해.. 2002. 1. 8. 이전 1 ···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