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인물·자기계발

CEO의 정보감각엔 뭔가 비밀이 있다

by mariannne 2002. 12. 14.

CEO의 정보감각엔 뭔가 비밀이 있다
(니시무라 아키라 저 | 디자인하우스)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가 아팠다. 도대체 왜, 무슨 정보를 그리 갈고 닦아서 모아 놓는 것인지. 책 표지에 있는 대로, ‘같은 정보가 있어도 ‘사장’시키지 않고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정보감각’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내용이라 믿고 구입했지만, 이 책은, ‘정보감각’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저자의 편집증과 그로 인한 성공을 확신하는 내용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니시무라 아키라씨의 세탁물 박스 속에 가득 차 있는 ‘정보’라고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신문과 잡지, 그리고 자신이 틈틈이 메모한 포스트잇으로 가득찬 것이 아닌가. 그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서이다. 그는 한 해에 몇 권인지 몇 십 권 인지, 상당한 분량의 책을 내고 수 백 회의 강연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사람, 특히 이 책에서 강조하는 CEO가 과연 그런 정보를 오리고, 붙이고, 분류하고, 버리기 위해 다시 한 번 읽어볼 필요가, 그러한 시간이 있을까.

저자는, “…하루 24시간뿐이다.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프로야구를 일주일에 5~6회 야간경기 종료 시간까지 즐기는 사람이 과연 행복한 시간인가?”라고 물었다. 책 속의 내용은 ‘행복’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임에도, 갑작스런 ‘행복’에의 물음이 나왔다. 시간을 쓸 데 없이 보내는 사람을 말한 것이다. 그런 그는 ‘5월의 황금연휴와 8월의 오봉 휴가, 그리고 12월 연말’을 쌓아둔 정보 파일을 정리하는 데에 할애하고, ‘집에서 역까지 가는 버스에서는 조간신문을, 일본여객철도(JR)에서는 주간지를, 시내 전철에서는 석간신문을, 비행기나 신칸센에서는 원고 집필을 하거나 단행본을 읽’어 행복한가?

저자는, ‘중요한 것’은 오감을 이용한 정보 습득이라 했다. 인터넷 정보는 모두에게 노출되어 있어 별 특별할 것이 없지만, 지인에게서 들은 정보에 자신이 보고 느낀 독창적인 감각을 이용한 정보 분석이 가장 중요하다 했다. 이 말에 귀기울이자. 그의 말 한마디 한 마디에 머리가 지끈거려 “단순하게 살아라”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같은 여유로운 책이 막 고파지긴 하지만, 정보 감각이 뛰어난 그에게 감탄사를 보낼 수는 있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