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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물·자기계발

돈 잘 버는 여자들의 9가지 원칙

by mariannne 2004. 2. 19.

돈 잘 버는 여자들의 9가지 원칙
(권성희 저 | 중앙m&b)

제목에 ‘돈’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걸 보니 시류에 편승한 기획물이라는 게 뻔한데다가, 내용이 고만 고만 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왠지 읽고 싶었다. 눈에 띄는 몇몇의 이름이 있었고, 책도 가벼워 금새 읽을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물론 사는 것 보다는 빌려 읽는 걸 원했다.

역시 내용은 ‘돈’과는 별 관련이 없다. 제목은 그냥 갖다 붙인 것이고, 부제처럼 쓰여 있는 ‘경제전문 기자가 만난 성공한 여자들의 아홉 가지 성공 기질’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 이 책에 나온 여자들은 모두 떼돈을 벌었거나 큰 성공을 이룬 건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처럼 세계적인 여걸이라던가 칼리 피오리나 같은 최고의 여성 CEO도 아니며 500억 부자가 된 것도 아니다. 대부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중소기업의 대표나 이사, 상무로 자리잡은, 비교적 친근한 사람들. 이들에게 ‘성공’이라는 말을 붙이는 게 조금 이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성공’인지 모호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마치 여성지에서 ‘이달의 화제’의 인물을 다룬 듯한 가벼움이 있지만, 한 번쯤 눈여겨 볼만도 하다. 특히, 이 책에 소개된 여자들은 이상하리만치 겸손하고, 파트너의 덕을 칭찬하며, 운이 몹시 좋고,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성격에 배경도 변변찮은 경우가 대부분인 게 눈에 띈다. 독한 마음을 먹거나 큰 꿈을 꾸어 결과를 낸 것이 아니라, 그저 열심히 일했을 뿐이고, 하다 보니 인정 받았다는 식. 이 책을 보니, 남자들은 주변 사람들의 공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정치성이 다분하지만, 여자들은 그런 간교함이 부족하다는 말이 맞는 것도 같다.

책 속 구절 :
정신없이 일과 시간에 쫓길 때마다 그녀의 마음을 가다듬어 주는 말이 있다. 프랑스의 사상가 파스칼이 남긴 말인데 '인간의 모든 불행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 데서 비롯된다' 이다. 그녀는 이 말을 휴식과 여유를 아는 사람이야말로 정말 민첩하게 움직여야 할 때도 현명하게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조금만 늦으면 도태된다는 조급증이 세상을 휩쓸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하이 리턴에 눈이 멀어 성급한 판단으로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때일수록 여유 있게 대처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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