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인물·자기계발

협상의 법칙

by mariannne 2003. 12. 5.

협상의 법칙
(허브 코헨 저 | 청년정신)

책의 첫부분부터 중간까지, 잊혀질만 하면 등장하는, ‘시어즈 백화점에서 냉장고를 사는 남자’의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지난 번에 읽을 때에도 그 남자가 과연 백화점에서 가격을 협상할 수 있을까, 얼마에 구입하게 될까… 하는 궁금증을 가졌는데, 이번에도 역시 궁금해 하며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가 얼마나 싸게 그 냉장고를 구입했느냐를 궁금해 하는 건, 이 책을 읽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니까. 사람들이 허브 코헨에게 묻는다. 당신은 시어즈 백화점에서 가격을 협상하여 냉장고를 구입할 수 있냐고. 그는 나의 허를 찌르는 명쾌한 답을 얘기했다. (책 읽는 즐거움을 위해 여기서는 적지 않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드는 생각은, 몇 가지 법칙만으로는 협상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이 알아야 한다. 알면 알수록 이기기 쉽다. 상대방의 상황, 그리고 그 바닥의 생리를. 그 전에 저자가 말하는 협상의 법칙들을 익히고 마음에 깊이 새긴다면 더 좋겠다. 중요한 점은,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이다. 인쇄된 활자체는 우리에게 경외심을 주지만, 신문이나 공문서가 절대 불변의 진리는 아니라는 사실을 마음 속에 깊이 새겨야 한다. ‘납득할 만한 가격’이나 ‘규칙’따위는 잊자. 그게 협상을 시작하기 전 기본 마음 가짐이어야 한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던져버리기에는 좀 아깝다. 그리고, 한 번 읽고 모든 것을 파악할 수도 없다. 가능하다면 번역본을 한 번 읽은 후, 원서를 구입해 여러 번 읽는 것을 권하고 싶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