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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물·자기계발

협상을 주도하는 사람 협상에 휘말리는 사람

by mariannne 2003. 12. 1.


협상을 주도하는 사람 협상에 휘말리는 사람
(후쿠다 다케시 저 | 청림출판)

협상은 기술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인 대화’라면 자신 있지만, ‘협상’이라면, 난색을 표한다. 그건 왠지 ‘말발’ 내지는 ‘특수한 자신감’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기술이라 생각 하며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아무나 ‘네고시에이터’가 될 수는 없다. ‘을’의 위치에 있다면 더욱 힘들 것이다. 하지만, 협상의 순간은 빈번하게 찾아온다. 협상 테이블에 둘러 앉아 밀고 당기는 것만이 협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게는 부모와 자식간의 용돈 금액 결정부터, 시간 약속, 데이트 장소, 모임의 술값을 누가 낼 것인가,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요구, 직장인의 연봉협상, 회사간의 중요한 계약까지 협상의 종류는 다양하고, 누구나 평생토록 매 순간 협상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순간에 기본적인 협상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 이득 분배에서 차이가 난다. 그리하여, 협상에 관한 책은 한 두 권쯤 꼭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책으로 얻는 지식이 전부는 아니니,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협상 마인드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

이 책은, 일부러 고른 것은 아니다. 협상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제목이 눈에 띄었고, 무작정 읽게 됐다. 분량이 짧아 몇 시간 만에 꼼꼼히 다 읽을 수 있고, 요점만 간단히 정리되어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당연한 얘기를 이제서야 새삼 깨닫게 되었는데, 성공적인 협상은 상대방을 누르고 무언가를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협상이 끝난 후 상대방도 이익이라고 느끼고, 나도 물론 기대 이상의 뭔가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게 좋은 협상이다. 그리하여서 ‘협상 과정’이라는 게 필요한 것이고, 이를 생략한 결정은 둘 다에게 뭔가 미진한 구석을 남기는 법이다.

이런 책까지 읽어가며 살아야 하다니, 정말 복잡하고 성가시기까지 한 세상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할 일 많고, 더불어 남보다 많이 알면 기회까지 많아지는 세상에 살아가야 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는 것도 좋겠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도 바뀌니까.

책 속 구절 :
“아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어디 있어요?”
“죄송합니다. 규정이 그렇게 되어 있어서요.”
“규정이라니, 누구 맘대로 정해진 규정이오?”
남자의 목소리가 커졌다.
“기종이 다른 건 댁의 회사 사정이잖아, 댁의 회사 사정에 맞춰서 일반석으로 바꾸겠다는데 어째서 내가 수수료를 내야 된다는 거요? 말이 안 되잖아요, 말이!”
뒤에 서 있던 여자는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주위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댁하고는 얘기 못하겠어. 책임자를 불러주쇼.”
책임자가 달려 나왔고 결국 그의 요구는 받아들여졌다. 남자는 자기 솜씨가 어떠냐는 듯이 여자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그때부터 그녀의 마음은 그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남자는 서른다섯, 여자는 서른 한 살의 괜찮은 커플이었는데, 이윽고 둘 사이는 깨어지고 말았다.
이 협상에서 그는 자신의 별 것 아닌 요구를 관철시키기는 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큰 것을 잃고 말았다. 나이가 서른다섯이나 되었으니 조금 더 침착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얘기할 수도 있었을 터였다. 기왕이면 조용히 일을 처리해서 사귀는 여성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더라면 두 사람의 인간관계는 더 깊어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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