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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행책80

야사스! 그리스 야사스! 그리스 (박은경 지음 | 북하우스) 그리스 여행자들이 찍어온 사진은 웬만하면 다 '그림 엽서' 수준(풍경이 다 그림같다는 얘기!)이지만,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그 중에서도 더욱 돋보인다. 여행작가도 아니고, 사진작가도 아닌 저자는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일한다'는데, 글과 사진이 전문가 못지 않다. 미코노스 섬, 산토리니 섬, 크레타 섬에서의 일상의 기록과 사진들로 채워진, 슬쩍 들여다만 봐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매력적인 책. 책 속 구절 : 풍경은 내 손바닥 안에 살포시 들어온다. 세상은 이렇게나 작구나. 이 작은 세상 속에서 나는 먼지 같은 존재겠구나. 눈을 감고 크게 심호흡을 해 본다. 조금만 더 천천히, 조금만 더 여유롭게. 누군가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 2008. 8. 15.
Mr. 쇼퍼홀릭, 배낭으로 유럽을 쇼핑하다 Mr. 쇼퍼홀릭, 배낭으로 유럽을 쇼핑하다 - 패션에 빠져 유럽을 누빈 한 남자의 유럽 & 쇼핑 스토리 (채건호 지음 | 고즈윈) 올 여름 쏟아져나온 수십 권의 여행 서적들, 그 비슷비슷한 표지와 제목들 가운데에서 왜 이 책이 눈에 띄었나 모르겠다. 잡지사 에디터들이 경험과 노하우를 집약하여 쓴 해외 쇼핑 관련 책들은 이전에도 몇 권 베스트셀로 목록에 올랐는데, 이 책은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진 돈은 별로 없지만, '패션'을 사랑하는 평범한 20대 청년이 유럽의 '멋'에 빠져 열심히 발품팔아 쓴 글이다. 친근한 외모에 사치스럽지 않은 복장에다가 '지난 4년간 유럽에서 1,000곳의 숍을 가고, 100명의 사람을 만나고 50벌의 셔츠, 10벌의 재킷, 10벌의 바지, 5켤레의 신발, 5개의 가방,.. 2008. 8. 14.
카페 도쿄 카페 도쿄 - 커피 향기 가득한 도쿄 여행 (임윤정 지음 | 황소자리) 지극히 사적이고 감성적인 카페 탐방기 저자는, "너는 커피가 왜 좋으니?"라는 질문에, '커피 향도 좋지만, 그 사이로 진하게 느껴지는 사람 냄새가 나는 눈물나도록 좋다'고 대답하며, '타인과의 벽을 쉽게 허물지 못하는' 저자에게 '소통의 가능성'을 선물하는 게 커피고, 도쿄는 '그 사실을 처음으로 일깨워준 도시'(p.7)라고 한다. 카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파리의 스노우캣"같은 여유로운 이야기나, "힙 카페"같은 스타일리시한 화보도 좋아할테고, 커피 향기 폴폴 풍기는 이 책에도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카페 도쿄"는 도쿄의 골목마다 자리잡은 작은 커피 숍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지극히 사적이고 감상적인 카페 탐방기다.. 2008. 6. 9.
두번째 파리 두번째 파리 (티파사(최순영) 지음 | 에디터) 빠리에 대한 동경으로 불문학을 전공하고, 빠리의 패션 스쿨에서 스틸리즘을 공부한 패션 매거진 9년차 패션 에디터 최순영의 에세이. 몇 번의 여행과 6개월의 거주 기간동안 마음에 새긴 빠리에 대해, 연애하듯 다정스러운 시선으로 글을 썼다. 패션 에디터답게 빠리 컬렉션이나 오뜨 꾸뛰르, 장 뽈 고띠에나 카스텔바자크 같은 디자이너에 대한 내용도 포함했지만 대체로 일상에서 느낀 감상들 위주다. 와인, 초콜릿, 바게트, 푸아그라, 빠리의 스타벅스 같은 음식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개와 고양이, 길거리 낙서, 지하철,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등 빠리에서 마주치는 온갖 것들에 대해 애정을 보내고 있다. 세심하게 고른 사진들 때문에 종이 질.. 2008. 3. 30.
싱가포르에서 아침을 싱가포르에서 아침을 (고솜이 ㅣ 돌풍) 야쿤 카야 토스트, 카피오카, 두리안, 크랩, 미고랭, 탄두리 치킨, 열대과일 쥬스... 혼자 싱가포르에서 맛있는 것을 실컷 먹고 온 기분이다. 이 책은 "싱가포르행 슬로보트"의 개정판으로, 싱글 여성의 싱가포르 체류기이고 여행기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패러디한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가볍고, 유쾌하고, 즐거운 책. 쇼핑의 천국, 다문화, 다인종의 나라 싱가포르에서 즐기는 맛있는 음식에 관한 글이다. 싱가포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싱글 여성들에게 추천. 2008. 3. 30.
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 비행기와 커피와 사랑에 관한 기억 (오영욱 | 예담) 책 속 어느 부분에선가 그는 스스로를 '남자 스노우캣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권윤주의 책 속 '스노우캣'처럼, 오기사 역시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이고, 꼼꼼하게 주위를 관찰하고 그것을 일러스트로 표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그의 감각은 스케치와 사진, 텍스트를 오가며 발휘된다. 유럽과 미국의 여행 추억은 특별한 정보 없이, 그의 단상, 그 조각만으로 이어진다. 전작을 읽진 못했지만, 이 책만으로 그에 대한 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이런 재능... 정말 부러울 따름이다. 2008. 3. 30.
나의 지중해식 인사 나의 지중해식 인사 (이강훈 지음 | 열린책들) 그리스에서 보낸 한 철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고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어디선가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왔다. 아득히 먼 곳에서, 아득히 먼 시간 속에서 그 북소리는 울려왔다. 아주 가냘프게.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동안, 나는 왠지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에 나오는 문장이다. 작가 하루키는 이렇게 비현실적인 북소리를 듣고 여행을 시작한다, 이 책의 저자 이강훈도 북소리를 듣는데, 그가 듣는 북소리는 낙소스에 머물고 있을 때, 실제로 동네 학생들, 어른들이 무언가를 위해 북을 두드리며 연습하는 소리였다. 북소리는 시로스에서도, 사모스에서도 계속된다. '오히데이(영토 통.. 2008.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