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미야베 미유키 저/이영미 역 | 문학동네
400쪽이 넘는 소설을 한나절동안 읽으면서 지루한 줄을 몰랐다. 소문대로다.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도 이선균(소설에서는 비중이 거의 없다)과 김민희의 얼굴이 계속 떠올랐지만, 그게 별로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어느 날 휴직중인 혼마 형사를 찾아온 건 갑자기 사라져버린 약혼녀 세키네 쇼코를 찾아달라는 먼 친척 가즈야였다. 혼마 형사는 그녀를 찾아다니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을 해결해나가는데, 가즈야는 그녀의 비밀을 알자마자 화를 내며 다시는 혼마를 찾아오지 않는다. 세키네 쇼코는 사실 세키네 쇼코가 아니었고, 진짜 쇼코의 사연도 구구절절했지만, 가짜 쇼코 역시 파란만장한 일생을 보내다 가즈야를 만난 것이었다. 사회파 추리소설이라는 건 시대상을 잘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이 소설이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읽혀진다면, "대체 그 당시는 이렇게나 끔찍한 사회였나!"라며 경악할 수도 있겠다. '신용카드'와 '신용대출' '사채' 같은 사회적 문제는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으니 이게 과연 소설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과 영화의 결말이 다르다는데, 소설은 많은 여운을 남기며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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